생애 첫 A팀 이강인과 백승호, 아직 기회를 '잡은 건' 아니다
생애 첫 A팀 이강인과 백승호, 아직 기회를 '잡은 건' 아니다
  • 김희철 기자
  • 승인 2019.03.12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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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오전 경기 파주 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9.3.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최근 축구 팬들의 설왕설래 단골 메뉴였던 이강인(18·발렌시아)의 'A대표팀 발탁'이라는 화두는 결정권자인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과 함께 '찬성'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승우와 함께 한때 천재형의 대표 주자였던 백승호(22·지로나)도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다. 이미 또래 수준을 넘어섰다"는 입장과 "아직은 그 연령대에서 더 경험하고 성장해야한다. 성급할 필요 없다"던 주장이 맞불을 놓던 두 재능에 대해 벤투 감독은 "기본적으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선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서 불렀다"는 말로 여지를 남겼다. 아직 기회를 완전히 잡은 것은 아니다.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파주 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 2연전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나흘 뒤인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벤투 감독은 기존 주축 속에 새 얼굴을 가미시켜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 꾸준하게 불러들였던 손흥민, 김영권, 정우영, 이재성, 황인범, 황의조 등은 다시 이름을 올렸다. 벤투 부임 후 최초 발탁자는 5명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권창훈을 비롯해 최철순과 구성윤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18세 이강인과 22세 백승호가 생애 첫 A팀 발탁이라는 영광을 맛봤다.

발탁을 앞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했으나 정작 벤투 감독은 담담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어 선발했다. 여러 차례 관찰한 젊은 선수들이고,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선발 배경을 공개했다. 이어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선배들과 잘 융화될 수 있을지 등 장기적인 관점, 넓은 시야에서 확인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를테면, 이강인에 대해 벤투 감독은 "측면에서 윙포워드처럼 출전할 수도 있고 중앙 자원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발렌시아 2군에서는 중앙에서 활약했고 1군에서는 측면에서 뛰고 있다. 모두 감안하고 운영하려 한다. 어느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승호와 관련해서도 "이강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속팀에서의 1, 2군 경기를 봤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고 규정한 뒤 "어떤 선수인지 확인하려 한다. 백승호는 이강인과 비교해 특징도 개성도 다르지만, 발탁한 이유는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강인이 결국 A대표팀에 발탁됐다. 하지만 아직 기회를 완전하게 잡은 것은 아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쉽게 말해 '좋은 선수라서 뽑았다"로 마무리할 수 있다. 진척은 없었다. 물어보는 사람은 특별한 이야기가 나올까 싶었으나 답하는 사람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벤투호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함께 갈 후보군을 다져야할 시기이고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실전(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충분히 또 빠르게 테스트를 진행해야한다. 성을 쌓기 위한 좋은 재료인지 아닌지, 옥석을 구분해야한다는 의미다.

벤투 감독은 "지금은 큰 대회(아시안컵)를 마치고 새로운 과정을 준비하는 단계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전에 4차례(3월, 6월 A매치 각각 2연전) 친선경기를 할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하고 테스트할 것"이라고 구상을 소개했다. 언급한 두 선수도 그 속에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에 내보내지 않고 그냥 소집에 그치는 것이라면 이강인이나 백승호를 그냥 소속팀에 두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우선 "새로운 선수들이 3월 2연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지금 상황에서 말하기 어렵다. 소집한 뒤 훈련 과정을 봐야하고, 첫 경기를 치른 뒤 결과 등 변수도 놓고 고려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금껏 그래왔던 방침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A매치 때부터 줄곧 정예멤버, 자신이 필요하다 판단된 카드만 투입했다. 대표팀으로 불렀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배려하듯 출전기회를 주진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여느 때보다 많은 27명을 불렀는데, 벤투 감독은 "23명이든 27명이든 모든 선수에게 고른 출전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선수들을 최대한 파악하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라고 소신을 거듭 밝혔다. 경쟁에서 이겨야하고, 실전에서 필요한 카드라야 기회를 줄 것이라는 의미다.

결국 이강인이나 백승호도 내부 경쟁을 통과하는 게 우선이다. 벌써부터 큰 이슈가 되고 있으나 이강인이 진짜 A매치 데뷔전까지 소화하려면 넘어야할 선배들이 많다. 그에 앞서 더 먼저 특별한 재능으로 부각됐었던 이승우도 아직 기회를 잘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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