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안 대한민국명장
장영안 대한민국명장
  • 송완진 기자
  • 승인 2019.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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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간 ‘가마’지켜온 ‘쟁이’…“도자기는 흙이 빚은 보석”

 

장영안 대한민국명장

46년간 ‘가마’지켜온 ‘쟁이’…“도자기는 흙이 빚은 보석”

‘톡 토독 토토독 톡톡.......’

가마 속 1천4백도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고 세상에 나온 청자기(靑磁器)가 무르익어 가는 소리다. 우리가 도자기를 볼 때 실금이 보이는데 바로 실금이 그어지는 소리다. 이 소리는 거의 40년 동안이나 이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모진 열기를 견디며 탄생한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陶工)의 열정은 가마 속 불길보다 더욱 강하게 휘몰아친다. 이러한 도공의 정열이 없다면 휘황찬란한 도자기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올바른 도자기를 빚는 도공은 흔치 않다. 그 중에서도 지상(地上)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경지에 오른 ‘창조주’는 결코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인물은 세상에 존재한다. 그가 바로 우리나라 도자기 분야 최고의 반열에 오른 장영안(張英安) 대한민국명장이다.

2018년 국가로부터 ‘우리나라 최고’임을 인정받은 장 명장은 독특한 기법과 섬세한 손놀림으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장 명장의 독보적인 기법은 상감청자의 아름다움을 더 극대화시키는 이중투각(二重透刻)과 도자기에 양각(陽刻) 문양 및 문자를 성형하는 것으로 이 기술은 국가로부터 특허를 인정받았다. 이 기법이 우리나라 도자기의 품격을 한 단계 상승시켰다는데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이렇듯 국내 도자기분야에서 혁혁한 업적을 새기고 있는 장 명장의 역사는 언제부터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장 명장은 우리나라 도자기의 자궁(子宮)이라 말할 수 있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수안도예명품관(壽安陶藝名品館)에서 그 ‘이야기’를 빚었다. ‘수안’은 장 명장의 아호(雅號)이며 그 곳은 도자기 산실(産室)이자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마당’이다.

‘수안도예’는 전통과 미래의 産室

장 명장의 도자기 인생은 출생으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부친이 ‘옹기장이’였기에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흙’을 만지며 놀게 되었고 이러한 환경은 그의 재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며 성장하면서 주위로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장 명장이 본격적으로 도자기 인생의 길로 들어 선 때는 1973년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당시 청자 제작의 본향(本鄕)이라 말할 수 있는 이천 가마촌에 들어오면서 부터다. 그리고 46년을 올곧이 도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장 명장은 “지금도 흙을 만질 때마다 나 자신이 순수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흙을 주무르고 모양을 내고, 무시무시한 열기로 가득 찬 가마 속에서 몇 날을 견디고 나오는 도자기의 영롱한 빛을 보는 순간의 감격은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그리고 전통을 이으면서도 그 만의 독특한 기법을 적용해 만들어내는 도자기에 대한 명성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럼에도 장 명장의 노력은 쉼이 없다. 늘 새로움을 찾아 고민하고 연구하고 그리고 완성한다.

그는 지금도 직접 작업의 시작과 끝을 본다. 특히 이중투각은 그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야말로 안과 밖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그저 흙덩이에 불과해지기 때문에 섬세함과 과학적 계산도 치밀해야 한다. 그래서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상당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대한평수토찬비문(大韓平水土贊婢文)’을 도자기에 양각

대한민국 도자기의 명품문화를 대표하는 그의 투각 기술은 매우 오묘해 오래된 도공이라 해도 함부로 따라 하지 못했고 지금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지에 있다. 장 명장은 “흙이 마르기 전에 조각하고 상감을 넣고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습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라며 “상감청자의 매력은 내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작품의 디자인을 다양하게 창조한다는데 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장 명장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그래서 그의 명성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이다. 그리고 서울 시내 유명 백화점을 통해 품격 높은 그의 작품을 대중과 친숙하게 했다.

장 명장에게는 그만의 장인(匠人) 철학이 있다. “단순히 작품을 잘 만드는 것에만 만족하면 안 된다. 자신의 혼을 담아 만든 작품을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나 장소에 있도록 하는 것도 장인의 책무 중 하나다. 즉 마케팅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장 명장은 한국적 미(美)를 세계에 알리고자 여행사를 통해 일본과 유럽 등 외국인 고객을 꾸준히 오도록 했다.

장 명장이 ‘창조’한 또 하나의 기법인 도자기 양각문양 및 문자 성형방법과 LNG를 이용한 도자기 가마 특허 획득은 더욱 진화된 도자기 역사를 만들었다. 바로 대한평수토찬비문(大韓平水土贊婢文)을 도자기에 양각한 것이다.

이 비문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제 곧 나라가 바로잡히고 태산같이 안정되어 연못과 바다처럼 평화로우니, 물에 사는 고기나 산에 사는 짐승도 자연스레 제 본 모습을 드러내어 활기차게 살아갈 것이다. 또한 모든 것이 형통하지 않음이 없으니 우울한 것은 펴고 비색한 것은 모두 소통되어 민가나 궁성이 모두 밝아져서 온 세상 모든 나라와 백성들이 끝이 없도록 태평하게 잘 살 것일 지어다.’

즉 나라와 국민의 안녕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문구로 이 글귀가 새겨진 도자기를 소장(所藏)함으로써 하늘의 복을 받고 만사(萬事)가 형통(亨通)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장 명장은 1999년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동문전을 시작으로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 참여, 2005년 ‘도자기색과 기술의 만남’ 전시회, 2013년 ‘제7회 명지도자기 쓰임전’ 등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했다.

도자공예 최고 반열인 대한민국명장에 선정

그는 고려청자의 미학과 색감을 살려내면서 ‘이중투각’이라는 작품세계를 선보여 청자투각무궁화호, 청자봉황투각호, 청자매화칠보투각호, 청자천학호, 감문호 등을 탄생시켰고, 일인다기(一人茶器) 오인다기 등과 같은 작품을 특허 출원한 바 있다.

그리고 제29회 대한민국 미술 공예대전 대상을 비롯해 국제 다구디자인 공모전 문화체육부 장관상, 대한민국 환경문화 대상, 대한민국 도예공모전 대상, 강진 청자공모전 우수상 등을 수상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진정한 도자기 명인으로 자리했으며 드디어 2018년 대한민국명장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 후 장 명장은 “아버지에게 도자기를 배운 후 지금까지 전혀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명장의 영광을 아버지께 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장 명장은 지금도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그는 “많은 도예인들이 현재에 안주하는 것은 퇴보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시대 흐름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하나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과 다른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새롭고 건강한 도자문화가 형성되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 장 명장의 지론(持論)이다.

도자공예 대한민국명장이 된 후 그의 활동은 더욱 분주해 졌다. 자신의 작품 제작은 물론 후진 양성 등 사회적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그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이룩한 업적들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노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장 명장은 도자공예를 배우려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단다. 바로 ‘재미있게 하라’는 것이다. 쉬운 작업부터 해야 재미도 있고 그러다보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욕심이 생겨 더욱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획일화된 도자기 말고 ‘자기만의 새로운 도자기를 만들라’는 것이다. 남이 만든 것을 따라하면 절대 1등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장 명장은 “도자기를 굽는 것은 결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그러므로 늘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집중해서 작품의 다양성을 도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늘도 장 명장의 손길은 신중하다.

장영안 대한민국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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