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청년사업가→신용불량자→스타트업 대표'… 그는 어떻게 재기했나
'고졸 청년사업가→신용불량자→스타트업 대표'… 그는 어떻게 재기했나
  • 한성희 기자
  • 승인 2019.09.30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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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집닥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9.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산업2부장 정리=진희정 기자 = '180㎝에 가까운 키에 빡빡 민 머리, 얼굴과 손 곳곳에 나 있는 상처…'

이 설명만 본다면 사업가 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떠올리게 된다. 지난 26일 만난 박성민 집닥 대표의 첫인상이다.

"19살때부터 현장을 누볐어요.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다 잘 되니깐 분양대행사, 시행사까지 한거죠. 최고의 실버타운을 짓겠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를 뗀 것도 얼마 안됐습니다. 창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다시 도전한 것이 바로 집닥이에요"

박성민 대표는 고졸 출신으로 막노동에서 시작해 건설회사, 분양대행과 시행사까지 사업에서만 총 7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첫 부도를 맞았을 땐 100억원의 빚까지 짊어졌다. 아무 연고도 없던 그는 무일푼으로 상경해 반지하 월세방에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에 다뤄졌던 박 대표의 인생 스토리다.

일장춘몽 같았던 그의 인생에서 왜 인테리어가 터닝포인트가 됐을까? 실패의 쓴 맛을 준 곳이지만 건설 현장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박성민 대표는 "과거만해도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업체와 소비자간 신뢰가 없는 상태였다"면서 "인테리어 업계에 비교견적 중개 O2O(Oline to Offline) 플랫폼이 있다면 시장이 성숙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 공사가 실패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세요? 자재와 견적을 속이고 보수 공사를 제대로 안 해주는 업체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벽에 줄만 가 있어도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집의사=집닥'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신용불량자였던 박 대표에게 재기의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수년간 허리띠를 졸라맨 끝에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집닥의 시작이었다.

처음부터 찬란했던 것은 아니다. 집닥을 창업하고 나서도 1년반 동안 월급 한푼을 집에 가져가지 못했다. 아내의 신용카드는 물론 심지어 직원에게 현금서비스를 받도록 해 그 돈으로 월급을 주기도 했다.

엔젤 투자를 받기 위해 집닥 회계장부를 들여다 보던 회계사가 하루는 그에게 물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 기록은 있는데 대표 월급이 지급된 기록이 없다. 생활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이같은 사실이 엔젤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오히려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오늘도 머리에 문신을 하고 왔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눈화장을 했냐고 묻기도 하는데 눈썹이 다 빠져서 문신을 한 겁니다"

그제서야 그가 머리를 파르라니 깎은 이유를 알게 됐다. 조그만 구멍가게라도 자신의 사업을 해 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하나 있다. '월급날이 다가오는데 잔고가 없으면 피가 마른다'고. 물론 지금은 직원들 월급 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는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런 긴장감이 몸에 밴 탓에 느끼지는 못하지만 몸은 '탈모'로 항변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는 "치아도 지금 흔들리고 있는데 의사 말로는 일을 그만 두지 않는 한 고치기 어렵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치열 교정기 같은 것을 끼고 있는 이유다.

그는 절박하다. 더이상 실패하기 싫고 힘들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다. 자신들을 믿고 함께 해 준 직원들의 가족 생계까지도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시간 반 넘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집닥과 박 대표를 연결하는 단어를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책임감'이다. 집닥이 3년간 AS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하자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AS'를 실시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는 지금 집닥 8.0을 꿈꾸고 있다. 가정에서 필요한 의식주 모두를 집닥이 중개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다만 꿈이 실현될 날이 언제인지는 그도 확답을 하지 못했다. 대신 이말로 답을 대신했다.

"소비자들은 그냥 소비하고 불편에 대한 책임은 중개회사가 지는 세상, 멋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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