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을 지켜주던 손흥민, 대표팀이 지켜줘야 할 손흥민
대표팀을 지켜주던 손흥민, 대표팀이 지켜줘야 할 손흥민
  • 강승균 기자
  • 승인 2019.11.05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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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대들보 손흥민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동료들과 팬들의 위로가 필요하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자타공인,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기둥 같은 존재다. 기량 면에서 '에이스'의 존재로 올라선 것은 꽤 오래다. 여기에 '구심점' 임무까지 추가됐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주장직은 기성용에게서 손흥민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올해 1월 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기성용(그리고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완장'이라는 상징적 물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리더의 역할도 손흥민의 몫이 됐다.

시나브로 태극마크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줄어들고 있는 와중 손흥민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에도 충실했다. 실력, 인성, 리더십 등 많은 면에서 본보기로 꼽기에 부족함 없었다. 선후배 동료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게 대표팀을 지켜주던 손흥민이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플레이 도중 상대방에게 큰 부상을 가했다. 객관적인 시선을 바라봤을 땐 손흥민의 탓보다는 이후 과정에서 비극이 발생한 것이지만, 어쨌든 단초가 된 행동을 펼치면서 여러모로 괴로운 상황이 됐다. 다행히 대표팀 소집 기간이 맞물려 있다. 대표팀이 손흥민을 위로해주고 지켜줄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9-20시즌 EPL 11라운드 에버턴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34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비하던 과정에서 고메스에게 거친 비하인드 태클을 시도했고, 넘어지던 고메즈는 오리에와도 부딪히며 크게 다쳤다. 쓰러져 있는 고메스의 모습을 확인한 손흥민이 곧바로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부상 정도가 꽤 심각하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의 사고였다.

에버턴 구단은 하루 뒤인 5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버턴은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고메스가 발목 수술을 받았고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병원에서 회복에 전념하며 재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복까지 최소 반년 이상, 길면 1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팀 감독과 선수들을 물론, 영국 현지 언론들도 손흥민의 의도가 전혀 없음을 알리고 있다. 맞물려 퇴장에 따른 3경기 출전 정지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오롯이 위로가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정신적 부상, 일종의 트라우마까지도 걱정하는 수준이다. 당장 7일 오전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부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대표팀 소집이 맞물려 있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손흥민은 오는 14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4차전, 그리고 19일 UAE 아부다비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르는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4일 소집명단을 발표하던 벤투 감독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 고메스의 쾌유를 빈다"고 말한 뒤 "너무도 큰 사고지만, 이런 것은 축구를 하다보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아는 손흥민은 절대 악의적인 태클을 할 선수가 아니다. (그런 마음을 품는다는 것은)상상도 할 수 없는 선수"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손흥민의 경기 출전을 조정할 생각은 없다. 힘들겠지만 다시 앞을 향해 정진해야한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손흥민을 만나 위로 해줘야한다. 다 털어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불의의 사고이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대표팀의 선후배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대표팀을 지켜주던 손흥민을 이번에는 대표팀이 지켜줘야 한다. 팬들의 위로도 요구된다.

손흥민은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한국사람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선수' 설문에서 35%의 지지를 얻어 류현진(14%)과 김연아(12%)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큰 행복을 선사하던 스타의 불행을 어루만져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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