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우편 수지 적자를 이유로 2023년까지 전국의 우체국 절반가량을 폐국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장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1,352국의 직영우체국 가운데 10%가 넘는 171곳의 폐국을 추진한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 이하 공노총)은 보편적 서비스를 후퇴시키고 공공성을 저해하는 우본의 이번 계획에 대하여 강력히 반대의 뜻을 표한다.

우체국은 우편 업무뿐만 아니라 예·적금, 보험 등의 금융상품과 공과금 수납까지 취급하는 정부 공공기관이다. 이 때문에 정부 예산에서 일반회계와 별도 분리하여 특별회계대상이 된다. 바로 이러한 근원적 문제로 인해 보편적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우체국 경영적자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현실이다. 나아가 우본이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우본의 이러한 계획은 우체국의 존재 이유는 물론 설립목적과 그 정체성을 간과한 우를 범하고 있다. 우체국은 엄연한 정부 공공기관이다. 실적보다 공공성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우체국 경영적자 이면에는 ‘공공서비스 고객만족도 21년간 부동의 1위’라는 평가가 병존하고 있다. 이 같은 공익적 가치는 감히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수도 없지만,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배제되어서도 안 된다.

하물며 우편 수지 적자 해소가 목적이라면 지금도 업무 과부하에 시달릴 정도로 수요가 많은 도심지 과밀 우체국은 폐국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설해야 이치에 맞다. 이번 계획은 특별회계대상 분리로부터 비롯되는 우체국의 근원적 문제 해결 방안도 아닐뿐더러,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해결방안조차도 아니라는 얘기다.

더욱이 인력 구조조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이번 계획이 결정되기까지 우본은 일절 노조와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내용은 물론 절차적으로도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다.

공공의 가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번 계획은 국가의 보편적 서비스 후퇴를 불러오고 시골 지역 경제에 악영향, 고령자 불편 등을 가중할 것이 자명하다.

이에 우리 공노총은 이번 우체국 폐국 계획에 대하여 강력히 반대하는바, 해당 지역별 연대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반드시 저지해낼 것을 결의하고, 우본이 이번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20년 2월 6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저작권자 © The PeoPl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