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은 1970년 설립 이후 교육정책이 교육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교육관계 공무원의 직무능력 향상과 핵심역량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연수원 정일용 원장은 “앞으로도 급변하는 교육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창의적으로 수용하고 끊임없는 혁신의 노력을 기울여,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 연수원 설립 배경과 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도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다른 나라는 수백 년 걸렸던 민주주의도 단기간에 가장 모범적으로 성취했습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바로 교육의 힘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매번 1~2위를 다툴 정도로 우리나라 교육열과 학생 우수성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의 성과 이면에는 우수한 교원의 확보와 교육에 대한 열의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우수한 교원 양성·확보하고, 학교 시설을 확충하면서,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도록 할 수 있었는가” 입니다. 1970년 국가차원의 교육정책을 현장에 빠른 시간 내에 전파하고 효과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그리고 교육행정 공무원과 일선 학교현장의 교원들에게 국가의 주요 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관련된 지식․기술을 습득하도록 지원하는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습니다. 이것이 1970년 2월20일 교육부 직속기관으로 중앙교육행정연수원(현 중앙교육연수원)이 설립된 배경입니다.

현재 중앙교육연수원은 교육부 직원과 국립대 직원, 그리고 시·도교육청 교장과 교감, 교육전문직 등을 대상으로 국가 주요 교육정책의 내용을 알리고 공무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위한 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배치계획에 따라 올해 10월경 대구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 연수원의 역할과 연수 실적은 어떻습니까.

- 우리 원은 ‘공무원 연수’라는 기능을 통해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교육과 창의인재 양성’이라는 정부의 교육정책 비전을 실현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연간 약 1만2천 명의 교육부와 국립대학의 국가직 공무원과 17개 시·도교육청의 교장, 교감, 교육전문직, 5급 이상 지방직 교육행정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공직가치 확립, 직무역량 향상,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도 제고 등을 위한 배움과 소통의 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간 13여만 명이 참여하는 원격연수까지 포함하면 우리 원에서 제공하는 연수에 참여하는 교육관련 공무원들이 매년 14만여 명이 넘고 있습니다.

우리 원은 규모면에서 다른 공무원 연수기관 조직정원은 1/3 수준이지만 더 많은 수의 연수생을 교육하고 있으며, 질적으로는 매년 실시하는 인사혁신처의 32개 연수기관에 대한 평가에서 꾸준히 1~5위를 유지하며 우수한 공무원 연수기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은 무엇입니까.

- 교육부는 2015년 업무계획을 대통령께 보고하면서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교육과 창의인재 양성을 교육정책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꿈과 끼를 길러주는 학교, 창조경제의 중심이 되는 대학, 학습과 일이 연계된 직업·평생교육, 안전한 학교와 고른 교육기회 등 4가지를 교육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학생의 꿈과 끼를 찾아주고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학교교육 실현에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2016년도 모든 중학교로 확산될 예정이며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인성교육의 강화하고 다양한 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스포츠 클럽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사교육비 완화와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한 대학입학 전형제도의 실현과 절대평가방식의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세계적 경기침체에 기인한 청년 실업의 증가 등은 우리나라 대학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21세기는 지식경제사회로 우수한 창의적 인재의 양성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측면에서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양적·질적 구조개혁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대학이 창조경제의 중핵기관이 되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 중앙교육연수원의 특징과 운영에 있어서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 앞에서 말씀드린 정부의 교육정책이 현장에서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교장, 교감은 물론 교육전문직과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정책의 비전과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교육현장에서 업무추진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 사례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무원 자신의 핵심역량 개발을 위한 연수도 비중있게 운영하고 있고 중앙과 지방의 상호소통에도 중점을 두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앙교육연수원이 다른 부처의 공무원 연수기관과 크게 구별되는 점입니다.

특히,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 패러다임인 정부3.0의 핵심가치(개방·공유·소통·협력) 실현을 위해 2013년도부터 정책연수의 기획·운영에 있어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하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대학, 학교 등 현장 기관 간 협력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일회성 전달식 정책연수의 틀을 과감히 바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앙교육연수원이 새로운 정책연수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상호소통’과 ‘현장전문가’를 키우는 것입니다. 즉, 연수과정을 통해 교육정책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모아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교육부 정책담당부서에 피드백하는 한편, 교육현장에서 지역별·학교별 실정에 맞는 교육정책을 창의적·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가 도교육청 부감으로 두 차례 근무하면서, 교육부에서 일할 때 진력해 만든 정책들이 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정책이 제대로 현장에 뿌리 내리려면 정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연수’가 아니라 ‘정책을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연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교육부 실·국·과장들이 나서서 정책을 직접 설명하고, 현장교사와 시·도 전문직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현장 적합성 높은 정책으로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원은 정책연수의 목표를 ‘현장 전문가’ 양성에 두고 교육과정 기획부터 연수생 선발, 교육내용, 교육방법 등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연수 방식에 대해서는 2013년 공무원교육훈련경연대회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대외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지금까지 성과를 발전시켜, 우리 원의 정책연수가 교육정책을 한층 내실화하는 한편, 현장에 안착시키는 에너지원으로서 ‘상호소통의 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정책연수과정에서 만든 아이디어, 개선방안들은 사장(死藏)시키지 않고 교육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교육부 담당부서에 피드백할 겁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교육부-시·도교육청-학교’ 정책 전달체계가 일방적 지시가 아닌 ‘협력과 소통’의 관계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연수원의 교육정책 추진에 있어서의 역할과 관련 한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제가 OECD 대표부 공사참사관을 재직하며 세계 각국의 현황을 두루 살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공무원 연수(교육훈련)관련 법과 제도로만 본다면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직무별로 채용하는 외국과 계급제에 기반을 둔 한국의 공무원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국가와의 비교가 아니라, 공무원들이 과연 21세기 미래 한국을 이끌어 가야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공무원 연수의 발전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무엇보다 공무원 연수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라는 국가적 역량을 키우고 활용하는데 필요한 인식과 판단능력을 갖게 도와주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공무원들은 융·복합 시대․창조경제 시대를 이끌어 가고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역량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문학적, 과학적 소양을 두루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연수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HRD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단기간 근무하는 행정 인력으로는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공무원 연수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전문성을 갖고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한 경우 타 부처의 연수기관에서도 순환 근무할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 연수(public HRD)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는 우수한 창의적 공무원을 양성하여 국가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 연수에 소요되는 재원을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의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제고시켜야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유능한 공무원을 길러내기 위한 고품질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과 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게 해 주고 싶으신 말씀은.

- 얼마 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학교진로교육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중고등학생의 약 30%정도가 “희망 직업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초중등하생을 대상으로 진로지도조사를 한 결과에 의하면 “성적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응답한 학생이 초등학생 27%, 중학생 49%, 고등학생 60%로 학년이 높을수록 “성적=꿈의 실현”이라는 생각을 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성적은 꿈을 이루는데 있어서 조그마한 한 부분일 뿐이라고 봅니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 피겨의 여왕 김연아 등 이런 분들은 엄청난 노력을 하여 꿈을 이룬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이 학교성적이 좋아서 꿈을 이룬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입니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면, 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당시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습니다. 어느 날 서울대학교 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도 서울대에 들어가겠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남들이 볼 때는 허황된 꿈이었지만, 낮에 일하고 저녁에 공부하며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꿈을 찾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 바랍니다. 젊어서의 다양한 경험과 시련은 자신의 발전에 큰 보약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정신과 개척정신, 끈질긴 노력이 꿈을 이룰 수 있는 핵심요소입니다.

▲ 공직자의 자세와 연수원의 운영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저는 “평소 자신의 맡은바 소임을 성실히 하는 것이 덕을 쌓는 일이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근무한 곳마다 변화와 혁신을 이루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총괄과장으로 재직 시 당시 국가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인식이 척박한 상황에서, 뜻있는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규합해 국민소득 3만 달러 도약을 위한 국가인적자원 개발의 큰 틀을 마련하고, 관련 조직과 예산 확보를 해냈습니다. 그리고 현재 박근혜정부가 학벌 중심의 교육풍토에서 능력 중심으로의 전환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국가역량체계(NQF) 구축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그 때 시작하였지요.

언제 어느 자리에서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방향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제 업무스타일이 피곤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나 혁신이 국민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직원들이 그 뜻을 알고 결국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디 가더라도 소통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중시합니다. 원장이 업무를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모여 갑론을박을 벌인 후 업무 순서를 스스로 만들기 때문에 두 번 일할 가능성이 작아집니다. 또한 업무 과정은 꼼꼼히 챙기되 결과에 대한 소소한 문제는 그대로 수용하는 편입니다.

이미 우리 연수원은 연수생 만족도 부문에서 90점을 웃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직원들에게 만족도에 머물지 말라고 주문합니다. 다각화된 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 연수원이 어떠한 역할과 책임을 가져야 할지 모색하고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 현장에 있는 교직원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연수과정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변화는 학교의 변화에서 나타나는데 학교의 변화는 교직원의 변화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향후 우리 연수원은 ‘국정의 핵심가치 공유센터’이자 ‘현업 중심의 교육 운영을 통한 핵심역량 개발센터’로서의 기능이 요구되는 한편 정책지식과 정보를 체계화하고 공유하는 ‘정책지식관리센터’ 등의 기능도 부각될 것입니다. 또한 시·도 교육연수원에 대한 성과 관리, 지원 등 메타연수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계속 강조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2015년으로 예정된 대구 이전을 앞두고 연수원의 역할과 연수 여건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지방에 소재한 연수기관으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강사 풀을 더욱 탄탄히 구축하는 동시에 담당직원이 바뀌어도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업무매뉴얼도 만들고자 합니다. 향후에도 저는 직원들과 함께 연수 내용을 현장적합하게 내실화하고, 연수 방식을 개선하며, 최적의 연수환경을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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