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名 변경…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다.

“가락시장은 훌륭한 먹거리·볼거리 가득한 가족 행복공간”

농수산물 유통의 원활을 기하고 적정한 가격을 유지 공급케 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생활안정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1984년 설립된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사명(社名)을 서울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로 변경하고 새로운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사는 현재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도매시장 유통 효율성 제고, 친환경 학교급식 사업 등 굵직한 업무를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올 2월 취임한 이병호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 직후 단호한 비전을 제시했는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 

-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지금까지의 공사가 도매 시장의 관리와 감독에만 치우쳐 있었다면 이젠 서울 시민들이 편안하게 와서 즐길 수 있는 가족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시설현대화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시설 현대화와 동시에 공사의 역할도 선진화해 생산자, 소비자, 유통인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서울 시민들의 농수축산물 수요 중  42%를 담당하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그만한 역할에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위상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사명(社名) 변경 등 공사의 다양한 역할 재정립 노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대내외 유통환경 변화로 공영도매시장에 새롭게 요구되는 기능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공급자 위주의 유통체계를 소비자 위주로 전환하고 1차 농산물 위주에서 간편편의식·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대응, 수집 선별 포장 가공 저장 등 도매시장의 복합물류 기능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대량 수요처 종합물류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도매시장 물류 기반시설 확충과 슈퍼마켓 전통시장 생협과 연계한 도매시장 공동물류시스템 구축, 전자상거래 수출입 기지 기능 및 농식품 식자재 등 공급 품목 확대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차 농수산물의 유통뿐만 아니라 식품, 식자재, 식문화, 안전, 품질, 신뢰 등 2차 및 3차 산업까지 융합하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 급식사업 확대, 국내외 도매시장 위탁 운영(컨설팅) 등 사업 범위 확대와 식생활 식문화교육 생협 중소상공인 등 공공적 업무를 강화할 것이다.

▲ 현재 공사의 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시설현대화사업인 것 같다. 내용을 설명해 달라.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2018년까지 10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6,831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공사로 3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84년 설립 이래 가락시장은 국내 최초의 공영도매시장으로서 한국 농수산물 도매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만큼 시설은 낙후됐고, 물류 효율성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 많았다.

이에 시설현대화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공사의 미래를 보고 기존 시장의 구조와 기능 재배치 수준이었던 기존 사업계획안을 뜯어고쳐 새로운 계획안은 경매제도 변경 및 비효율적인 경매절차가 개선되고 전처리시설, 집배송 센터, 소비자편의시설 등을 갖춘 미래지향적 시설을 포함하고 있다.

▲ 시설현대화사업이 진행되면서 이해 당사자간 불협화음도 발생되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2·3단계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가야 하는데 앞서 진행된 시설현대화사업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보면 거래제도 변경과 관련한 사항이 포함되는 등 유통인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외부의 입김에 따라 당초 의도했던 방향에서 설계방향이 바뀌게 되는 것을 차단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이 공공성이 반영된 농산물 유통의 핵심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유통주체들 간의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설현대화사업에서 나타난 갈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유통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

▲ 깨끗하고 쾌적한 시장 환경 조성 대책은 무엇인가. 

청소체계 개선과 쓰레기 종량제 확대, 수산시장 구매 환경 개선으로 쾌적한 시장 환경 조성 및 현대화사업 대비 주차·교통 관리 강화로 이용 편의를 제고할 것이다. 효율적인 청소 시스템 운영을 위해 쓰레기봉투를 활용한 분리배출, 배출·수거시간 지정운영, 배출자 실명제를 실시한다. 또한 도매시장법인별 청소 책임 관리 구역을 지정해 책임 구역 내 쓰레기 처리비 부담 및 무단투기 단속 책임을 부여한다.

주차 및 출입차량 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화물차등록제 및 24시간 주차장 운영으로 불필요차량 진입을 최소화하고 입주자 승용차 지정주차 구역제 운영 및 스마트폰을 활용한 장기주차 차량 단속도 한다.

▲ 유통 효율성 제고 방안에 대해서 말씀해 달라. 

가격 급변동 등 수급 불안 사태 발생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운영과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여건 조성으로 도매시장 유통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수급안정을 위한 유통인 출하자 서울시 공사 등 13명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에서 비상발생시 종합적인 대안을 도출하고 중점관리대상과 목표 물량 등을 관리한다. 특히 유통인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신용보증 대출 지원, 편의시설 확충, 건강 관리 프로그램 지원 등 ‘사람’에 대한 투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친환경 학교급식 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있는데 취지와 의미는 무엇인가.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된 친환경·우수 농축산물을 적정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 증진과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2009년 시범사업으로 62개교가 대상이었으나 올해는 600개교로 증가됐는데 운영은 산지 공급업체를 통해 입고된 친환경 및 일반 농산물을 공사에서 검품, 안전성검사 등을 한 후 배송 협력업체를 통해 학교에 공급하는 것이다.

문제는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품목별 시기별 생산여건을 고려한 광역도 단위별 안정적 공급거점을 구축했으며 친환경농산물 계약재배 확대를 통한 안전한 식재료의 안정적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혹시 기준에 미달된 농산물을 걸러내기 위해서 친환경 및 일반농산물 잔류농약 전수 검사 체계를 구축했으며 안전성 검사 분야의 지속적인 인력 및 장비 보강으로 검사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 경매제도 등 아직도 개선해야 될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상장경매제 일변도의 거래방식에서 벗어나 시장도매인제를 도입, 균형을 맞춤으로써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 그동안 도매법인과 중도매상, 화주, 하역노조 간 잦은 마찰을 빚은 하역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상하차 기계화로 물류비용 절감을 추진하는 한편, 하역노조 근로자들의 노동권보장 및 근로 환경 향상을 위해 물류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가락시장을 찾는 일반 시민들을 배려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나. 

낙후되고 번잡한 도매시장, 상인들만 물건 떼러 가는 곳이란 고정관념을 털어 버리고 좋은 먹거리와 즐거운 볼거리가 가득한 가족 여가공간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유통활성화 및 지원체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시민들은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가까운 곳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게 하고 농민들에게는 판로를 확대시켜 주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 수준의 유통인 및 전문 판매장을 확대하고 친환경농산물 인증 및 이력추적시스템을 강화해 신뢰 확보에도 집중할 것이며 친환경농산물 유통 활성화를 위해 경매에만 얽매이지 않는 비상장 방식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 앞으로 가락시장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거의 30년 동안 쌓여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농산물 분산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저는 여기에 즐거움과 문화적 매력을 더해 유통인 소비자 모두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시장을 구현하고 싶다. 또한 푸드뱅크, 사회복지시설 지원, 나눔행사 확대 등 시장에서 얻은 것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나눔경영을 실현하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 The PeoPl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