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정신의 강화는 곧 국가경쟁력의 根幹”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소속 보훈교육연구원은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연수교육, 장기복무제대군인에 대한 사회적응교육, 호국정신 계승 발전과 민족정기 선양을 위한 교육 및 보훈정책의 연구, 국가보훈처 공무원 및 공단직원을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연구기관이다.

오일환(吳一煥) 원장은 “보훈가족의 아픔을 보듬고 국가보훈의 정신적인 가치를 고양하는 업무가 우리 보훈교육연구원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며 “우리 국민 모두가 추구해야 할 보훈의 가치를 드높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보훈교육연구원은 1963년 1월 직업 보도, 농사 보도교육, 양로·양육보호 등의 임무를 띤 종합원호원으로 개원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명칭은 1969년 8월에 국립원호원으로, 1985년 1월에 국립보훈원으로, 1993년 2월에 보훈연수원으로 각각 변경된 바 있으며, 2006년 2월에 신축건물의 준공과 함께 오늘의 보훈교육연구원으로 개칭되었다.

오 원장은 “국가보훈이란 ‘국가의 끝까지 책임론’에 입각하여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가보훈의 의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유지에 필수적인 국민의 나라사랑정신 함양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1963년 출범…애국정신의 전초기지

이러한 면에서 보훈선양기관인 보훈교육연구원은 바로 나라사랑정신 확산의 전초기지로 역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오 원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어떻게 하면 보훈교육연구원의 기능과 역할을 활성화하느냐에 커다란 역점을 두고 업무를 펼쳐 왔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오 원장은 무엇보다도 보훈교육연구원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관료주의와 형식주의를 과감하게 탈피할 것을 요구했다. 다행히도 구성들 모두가 이 방침에 헌신적으로 잘 호응해 주었기 때문에 ‘생산성’ 있는 기관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그 근거로 올해 교육과정 이수율이 이미 100%를 상회하고 있는 데서도 잘 확인되고 있다.

오 원장은 “저는 평소 ‘일은 곧 진리’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훈교육연구원 경영철학에도 이 모토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저는 일을 함에 있어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매우 중시한다. 관념에만 머무는 이론이란 공허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산 정약용 선생과 독일의 막스 베버를 닮으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보훈교육연구원에서는 기존의 교육프로그램 외에도 국가정체성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는 정신적 가치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2박3일간의 보훈교육을 통해 국가관을 재정립하고 마음의 치유와 이를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신규 인성프로그램의 목표이다.

이에 대해 오 원장은 “그동안 보훈가족을 위한 물질적인 뒷받침은 많이 개선됐지만 정신적 가치를 함양하는 노력은 외면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보훈선진화라고 하는 담론에 걸맞은 국가적 행위는 물질적 보상 외에도 정신적 가치·자부심·국가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가 보훈의 영역에는 보훈가족의 재활을 위한 기능도 포함된다.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나 재활 및 심리 상담을 통해 취업과 창업을 유도하는 것, 건전한 국가정체성과 역사관 확립을 위해서도 교육기능이 아주 중요하다.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투철한 국가관 함양

여러 가지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실제로 그 프로그램에 입각해서 교육기능을 담당하는 한편, 정책적으로 재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행하도록 뒷받침하는 것 역시 보훈교육연구원의 역할이다.

또한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보훈개념을 정립하는 것과 아울러 혼재해 있는 보훈의 가치를 정리하고 가공하여 교육 자료로 할용하고 연수를 통해 국민의 정신적 가치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연구원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오 원장은 “국가보훈은 궁극적으로 온 국민의 나라사랑정신 함양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국가정체성 고취에 매우 효과적인 기제임에 틀림없다. 또한 국가정체성 확립은 국민통합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국가의 내적 안보 구축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만큼 국가보훈이 국가안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문명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자신의 저술, ‘역사 연구’에서 한 나라의 운명은 물질적 여건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국민이 가지고 있는 정신력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물질적 번영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국민이 가진 정신력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강조한 말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되는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오 원장은 “우리 사회는 ‘돈이면 다’라는 식의 물신주의에 빠져 있고, 정치사회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추구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있다. 또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국민인식에서 보듯이 우리의 안보의식은 밑바닥이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의 앞날이 암울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따라서 국가보훈을 ‘정신적 국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소중한 기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오 원장의 강력한 지론이다. 사실 국가보훈은 국력을 구성하는 훌륭한 소프트파워에 해당한다. 미국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국가부처 가운데 보훈부(Ministry of Veterans)를 상위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국가보훈이 ‘정신적 국력’으로서 안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 원장은 “우리의 경우에는 타 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가보훈처의 위상이 낮은 편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국난극복사로 점철돼 있기 때문에 국가보훈의 영역이 폭넓고 그 대상자 수가 많아 가히 ‘보훈의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이지만 통합보다는 때로는 분열과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며 “우리 보훈교육연구원은 어떻게 하면 국가보훈을 국민통합의 가치로 만들어낼까에 역점을 두어 연구와 교육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주요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나라사랑선양 교육, 국가정체성 교육, 전역(예정)자 교육, 국외독립운동사적지 탐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 관심과 배려 더욱 절실한 시대”

프랑스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오 원장은 프랑스의 보훈정책에 대한 부러움을 나타냈다. “프랑스의 보훈정책은 ‘기억의 정치’로 요약된다. 모든 길거리와 광장의 이름, 기념물들이 보훈의 사적지이자 유적지다. 모든 생활 속에 보훈의 가치가 알게 모르게 다 녹아 있다. 이에 반해 ‘보훈의 박물관’이라할 정도로 다양한 보훈의 영역이 있는 우리나라는 1년 중 6월 한 달만 보훈의 달로 지정해 놓고 행사를 개최하거나, 매달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생활 속의 보훈이 필요하다. 우리가 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고 잘 살려야 한다.”

오 원장은 보훈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그 육성을 위하여 국가적 관심을 모으는데 여념이 없다. 그는 “국가보훈은 국가 유지와 국가안보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기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까지 물질적 보상에 치중한 나머지 보훈교육을 활성화하는 데는 다소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스스로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기제를 방치해온 것이다. 보훈교육의 대상자 수를 늘이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재정을 늘여야 한다. 경영전략에서 특히 홍보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바로 국가보훈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보훈교육에 국가적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 원장은 교육내용의 온라인화를 통해 국내외에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보훈정신을 접하고 익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원 도서관을 활성화해 이곳이 ‘보훈정신의 메카’로 발돋움하도록 하고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보훈대상자 교육에 만전을 기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올바른 국가관과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출판기능을 활성화해 모든 자료가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오 원장은 “사실 보훈교육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그리하여 나라사랑정신이 확산된다는 것은 국가 자신의 유지와 안보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극심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으로 내적 안보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보훈교육연구원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시점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프로필

1956년 부산 출생

한양대 정치외교학

프랑스 파리제7대학원 정치사회학 석사

프랑스 파리제10대학원 정치사회학 박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및 통일교육위원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국무총리산하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 위원

한양대 교수 역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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