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以恭理公) 경자년, 義庵 손병희의 三戰論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

손병희
손병희

 

권오철 기자-동학도 천도교주 의암 손병희가 1903년에 주장한 도전(道戰), 재전(財戰), 언전(言戰)’의 삼전(三戰)이 지금 필요한 시점이다.

병전(兵戰)의 시대는 인류문명의 발달과 4차산업 혁명의 시대에 사라져가고 있다고 봐야한다. 무력의 평준화와 비대칭 무기의 발달, 테러의 권력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대전의 파괴력은 피아공멸의 수준이니 세계적 전쟁의 종말은 지구파멸인 것이다.

따라서 의암이 주장한 삼전(三戰)의 소프트 파워가 현시대에 요구되는 것이다. 그가 민족 패망의 시점에서 무력투쟁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독립을 추구한 것에 대해서는 이론(異論)도 있으나 이와 같은 ‘삼전론’을 주장한 인식체계는 매우 선구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도전(道戰)은 물질문명의 극한에서 인문학 즉 철학을 가진 인간형의 창출이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곧 국제적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천시, 지리의 이점 보다 인간관계의 인화(人和)가 자산인 시대이고 이들 사이에는 만고불변의 진리인 도(道) 즉,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암은 “어찌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民惟邦本乎)고 말하지 아니하랴. 그 근본이 온전치 못하고 그 나라가 홀로 온전한 것은 있지 않다”고 했다.

인문학의 융성은 민족과 국가의 아이덴티티를 유지케 하여 말과 역사와 정신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니, 설사 나라가 망해도 이를 지킨 민족은 부활한 것이다. 이스라엘 유대족, 그리이스 헬라족이 그 대표적이다. 그 외 도(道)가 부족한 민족은 아무리 강성하였어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재전(財戰)은 인류의 역사는 ‘돈’의 역사임을 강조한다. 함포고복(含哺鼓腹)이 최고의 가치이며, 이를 통해 결혼, 국가 등 사회제도가 성립하고 또 분쟁 발생의 근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오늘날 경제전쟁은 무력전쟁보다 더욱더 치열하고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의암은 ‘한편으로는 외국 자본을 막아내는 방책이고 한편으로는 나라가 부유해지는 기술(一以資外禦之策, 一以致富國之術)’을 뜻하며 돈을 벌되 돈에도 철학을 입히자고 주장한 것이다. 이제는 ‘돈’에도 이름이 붙는 투명한 세상이다. 더구나 그 취득의 평등성, 공정성, 합법성이 가장 중요하게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블록체인에 의한 비트코인의 생성 등은 그 서막인 것이니 장차 그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언전(言戰)이란 인터넷의 발달은 인간뿐만 아니라 만물이 연결되어 거대한 데이터가 교환되는 시점이고, 만인이 언론을 소유하고 발표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여기서 여론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는 세상이다. 의암은 도를 알면 이를 전파하고, 재전(財戰)에 있어서도 그 언변에 의한 설득이 곧 승리의 원동력이라 하여 옛 선비가 말하기를 ‘때가 된 뒤에 말을 하라. (時然後出言)’라고 한 것도 이와 같은 관점에 의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말은 하는데도 도가 있으니 지혜와 계책이 병행한 뒤에라야 말도 빛이 나느니라(出言有道 智謀竝行然後 言可有章矣).’라고 하였으니 이는 현대에 있어 그 많은 실시간 소통수단을 통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이 되었고 대면관계가 아니라도 이는 가능한 시대이니 그의 주장은 위대한 선경지명이라 아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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