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김 미래형 융합 아티스트

홀로그램 ‘말풍선’으로 소통하는 괴짜 예술인, ‘카네기홀’에 서다

 

“세상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해진다. 따라서 항상 새로운 인생을 발견하려 노력하면 그 사람의 창의적인 에너지가 세계를 영원히 변화시킨다.” 미래형 융합아티스트 아리스김의 일성(一聲)이다.

그는 또 “모두가 예술가로 태어났지만, 갈수록 여유가 없어진다. 예술이 무엇인가. 예술은 멀리 있지 않고, 일상이어야 한다. 예술은 바로 당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런데 아리스김은 왜 미래형 융합 아티스트로 불릴까. 그는 색소폰부터 시작해, 에어로폰, 탱고, 홀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를 섞어 또 하나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리스김의 예술 여정의 결정판은 2022년 4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 초청 무대에서 활짝 폈다. 세계적인 아코디언 연주자인 이철옥 교수의 추천으로 ‘이철옥 아코연주단’ 공연에 합류해 색소폰 연주와 탱고를 선보였다. 또한 뉴욕 타임스퀘어 현대미술 콘서트도 있었다.

그는 “세계 모든 뮤지션의 꿈의 무대에 섰다는 게 지금도 꿈만 같다. 생각지도 못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해 준 이철옥 교수께 정말 감사하다”며 “세상일은 자기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며 어우러질 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색소폰부터 탱고까지 섭렵한 ‘첨단 공연자’…예술의전당 최초 거리악사 선정

‘카네기’가 계기가 된 아리스김은 또 하나의 ‘비전’을 그렸다. 카네기홀에서 자신만의 단독 무대를 갖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당장 뉴욕 타임스퀘어로 날아가서 자신이 개발한 ‘3D 말풍선’이 장착된 에어로폰 거리공연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다.

아리스김은 고등학생 때부터 색소폰을 연주했다. 전기·기계를 전공한 그는 2007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해 색소폰 공연의 깊이를 더 했으며 이후 예술의 전당 설립 25년 만에 최초 거리악사로 선정됐다.

한국을 빛낸 100인 대상 국위선양 공로대상, 공연혁신공로대상 등을 수상한 그는 현재 ‘아리쇼 스튜디오’에서 한국 에어로폰스쿨을 오픈해 전자 색소폰 전문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전자 색소폰을 새롭게 변형시켜 하나의 작품처럼 LED와 레이저를 이용해 머리에 3D 홀로그램을 달아 최첨단 색소폰 공연을 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하지 않으면 열정이 나오질 않는다는 아리스김. 그의 공연 이름은 ‘아리쇼’. ‘아리’는 나 아(我)와 이로운 리(利)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기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어쨌거나 오늘도 나를 위한 쇼를 펼친다. 이러한 철학은 누구나에게나 다 적용된다.

‘아리쇼’의 근본은 我利이자 他利

아리스김은 “아리쇼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며 “내 선택으로 태어난 이 세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린 타인의 선택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아리쇼는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극히 주체적인 나의 삶을 위한 몸부림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자세는 지난 4월 카네기홀 무대에서도 나타났다. 콧대가 높다는 카네기홀에서 클래식 복장이 아닌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의상과 LED 작품을 입고, 관중들에게 골반 엉덩이를 세 바퀴 돌려주고 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렇게까지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한 예술가의 자세를 견지(堅持)하고 있는 아리스김은 2016년 아시아 탱고 챔피언으로서 탱고의 ‘Abrazo Technology(포옹의 기술)’ 철학을 기반으로 모든 예술을 안은 채 자신의 파괴된 배설물(똥)로 현대미술을 재배열하고, 다시 창조시켜 미래 예술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국내 신진 예술가다.

아리스김은 “시작은 남자가 하지만, 마무리는 여자가 완성 시키는 탱고처럼 우리의 삶 또한 탱고와 같다”며 “내가 시작하지만, 네가 완성 시키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 전철 2호선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세계 최고의 최첨단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다. 아마 기술과 융합된 세계적인 거리공연 대회가 있다면 단연코 그는 독보적인 우승자다.

‘똥’을 재료로 그린 그림에는 ‘인간 냄새’가 있다

아리스김은 예술가이자 발명가이기도 한다. 그의 스튜디오에는 여기저기서 직접 주워 온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 이것이 곧 창조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새로운 악기는 물론 공연 장식품 등 모든 것이 그의 손을 거쳐 재탄생하는 것이다.

아리스김의 그림 중에는 자신의 똥을 재료로 쓴 것이 있다. 왜 그랬냐고 물으니 ‘관종’이라서란다. 그런데 단순히 그렇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확고한 철학이 ‘밑그림’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배설물 또한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일 뿐”이라며 “배설물이라 말하기 전에는 멋진 작품으로 보지만, 그 재료가 ‘내똥’이라 말하면 상대가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편견에 시야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리스김은 자신이 개발한 3D 말풍선 홀로그램과 특수 제작한 LED 전자 색소폰과 슈트를 입고, 클래식 무대에서 4중주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것이 미래의 클래식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내 생각을 펼쳐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상상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기술로 풀어냈고, 이를 통해 관심을 받고 인정해 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리스김은 현재 홍대 부근에서 한국 에어로폰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지난 5월부터 오픈한 전자색소폰 전문 교육학원이다. 수강생 100명을 모집하여 전자색소폰 오케스트라를 편성해 다시 카네기홀 무대에 올리는 게 목표다. 이것이 곧 ‘아리쇼’의 본색(本色)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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