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똑바로 보기 운동’ 전개해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최근 일본이 욱일기(旭日旗)를 공공연히 사용하면서 보수 우경화하는 길을 걷고 있다.

역사를 뒤돌아보건대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인접국가들을 괴롭히면서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다. 조선을 정벌하자는 정한론(征韓論)과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의 길을 걷자는 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을 외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조선, 중국,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거나 침략을 하면서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일본이 제국주의로 나가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1894년 청일전쟁 승리 이후 러일전쟁 승리, 조선병탄, 만주국 수립 등의 파죽지세를 몰아 1941년 하와이의 진주만 공격을 감행했다가 1945년 8월 미국의 원자탄 투하를 자초한 결과 일본은 패전국, 범죄국의 신세로 전락했다. 메이지유신으로부터 치면 77년, 조선병탄으로부터는 35년 만에 일본제국은 멸망했다.

그런데 일본이 제국주의를 지향하면서 미국과도 전쟁을 벌일 정도로 일본의 국력이 욱일승천(旭日昇天)하고 있다는 뜻에서 군기로 썼던 욱일기가 2012년 아베신조의 총리 취임 후 일본사회가 보수우경화의 길을 걸으면서 다시 공공연히 나부끼기 시작했다.

일본은 1930년대 중반부터 패망할 때까지 조선 중국 몽골 러시아에서 약 3000명의 생사람을 잡아다가 그들을 마루타(통나무)라고 부르면서 생물무기 화학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무지막지한 생체실험을 했던 731부대의 만행을 저질렀다.

일본 제국주의 패망 77년 만에 한국과 러시아가 제국주의 시절 일본이 저질렀던 반인륜적 범죄를 고발하는 것은 욱일기를 다시 휘날리면서 한국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혐한론을 공공연히 조장하고 확산시키는 행태를 저지하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오늘날 일본의 군사대국화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조야(朝野)에도 일본제국주의의 민낯을 알려주어야 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칼의 명언도 있고,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우리나라 속담을 되새겨야 한다.

일본이 미국을 등에 업고 또다시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 똑바로 알기 운동’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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