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대한민국명장

人品과 技術을 겸비한 ‘보일러 完全體’…“후배 기술인의 기억에 남고파”

 

이충호(李忠浩) 대한민국명장이 곧 ‘보일러’다.

보일러의 역할은 무엇인가. 공간의 냉기(冷氣)를 몰아내고 그 속을 따스함으로 채워 생기(生氣)를 되살려 주는 것 아닌가. 이 명장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늘 얼굴에 미소가 듬뿍 배어나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일명 ‘인간 보일러’로 통한 이 명장은 2008년에 진짜 보일러 명장이 됐다. 명실상부 품성(品性)과 기술을 겸비한 ‘보일러 완전체’가 탄생한 것이다. 당시를 회상하며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한 이 명장은 고향인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서 지역 국회의원, 군수, 면장, 이장 등 소위 지역유지 3백여 명을 초대해 마을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명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어깨를 무겁게 했다는 이 명장은 “명장은 나라에서 기술을 인정해주고 그 기술을 후진 양성과 국가발전에 오롯이 기여하라는 일종의 명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군대 發電兵 입대로 기계와 친해지고 敵性 찾아

이 명장이 보일러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군대 시절. 대구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5년 육군 공병대에 발전병(發電兵)으로 자원(自願)입대한 이 명장은 각종 중장비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기계와 친숙해졌고 몰랐던 적성을 발견한 듯 실력은 일취월장(日就月將).

군대를 전역하고서는 대학진학보다 기술을 더 배워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보일러 관련 공부를 계속했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후 울산에 있는 회사에 취업했고 지금까지 한 우물을 긷고 있다.

이 명장은 “그 당시 은행, 관공서, 공장 등 대부분의 건물에는 보일러가 설치돼 있어서 관련 기술자가 많이 필요했다”며 “그때 보일러 기술자는 공무원보다 봉급이 두 배 정도 많았다.

그러나 이 명장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대구에 있는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옮기고 나서도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야간대학에 입학,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1979년에 입사한 이래 단 한 번도 직장을 옮기지 않고 30여 년을 한결같이 보일러 에너지 절감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2012년 퇴직했다.

그동안 이 명장은 위험물·열관리·전기공사·대기환경 기능사, 소방설비기사 등 16개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새롭게 공부해야 할 분야가 생겨 다방면(多方面)의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晝耕夜讀하며 최상위 자격증 다수 취득

이러한 노력의 결과, 이 명장이 수상한 각종 상훈과 표창장 등은 숫자를 세기가 번거롭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련 설비의 유지 보수 업무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보일러 설비 개선 등 보일러 산업에 공헌한 공로로 행정자치부장관상, 산업자원부장관상도 받았다.

이 명장은 “보일러 분야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관련분야 최상위 자격증인 보일러기능장 자격증을 1996년에 취득하고 보일러기술 자격시험 출제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공부해서 내가 필요로 하는 곳에 언제든지 달려가 기술을 전수(傳受)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 명장은 “어느 분야든 뛰어난 기술이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명장 인생의 여정(旅程)에서 가장 강력한 ‘임팩드’는 언제였을까. 바로 2005년이다.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 해는 2008년이지만, 우리나라에 명장제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때가 2005년이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명장이 되기 위해 과거 30년 동안의 인생사(人生史)를 정리하고, 각종 자료를 준비하면서 새삼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하면서 ‘알토란’같은 3년을 가꾼 것이다.

“2008년 명장 선정은 내 인생 최고의 빅 히트”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되자 직장생활이 2년 더 연장됐으며 퇴직하고 나서는 더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자로서 대법원 감정활동, 후배양성을 위한 학생지도활동, 호산대학교 석좌교수,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사)에너지기술인협회 특임교수로 동분서주(東奔西走)하고 있다.

이렇듯 이 명장이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이유는 ‘대한민국명장’의 사회적 역할의 사명감을 익히 알기 때문이다. “모든 명장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숙련기술을 가진 귀한 존재다. 따라서 그 기술을 후대에 전수하는 것이 의무이기도 하다. 명장은 학교·기업체 등 산업활동에 기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명장은 ‘대한민국명장’에 대한 국가 정책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명장은 “각 분야에 최고의 숙련기술을 갖춘 인재를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현실적인 제도를 만들어 그들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온전히 전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술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은 대한민국명장을 목표로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따라서 선배 명장들이 사회에서 잘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배들에게 따뜻한 차 한잔이라도 대접할 수 있도록 숙련기술지원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배려만이 명장회 발전 이끌 수 있어”

이 명장은 숙련기술지원금을 지속적으로 받을 방안으로 자신의 기술로 기술 전수교육을 1년에 5회 이상하면, 숙련기술지원금 지원대상에 포함되도록 하는 제도 수립을 제안했다.

(사)대한민국명장회에 애정이 깊은 이 명장은 “명장회 회원 각자는 우리나라 최고의 숙련기술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며 “따라서 각자의 욕심보다 서로 배려를 한다면 그 어떤 조직보다 발전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쁜 일정에도 틈날 때마다 사회봉사에 열성적인 이 명장은 “내 기술로 주변에 어려운 이웃에게 보일러의 온기(溫氣)를 전해 줄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며 “봉사를 통해 내 삶도 아름다워지고 있으니 힘닿는 대로 열심히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명장은 “나의 작은 기술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고, 현직에 있는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명장회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며, 후배들에게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의 명장으로 남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저작권자 © The PeoPl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