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선 치즈플로 대표

“요리의 근본 재료인 치즈·햄은 역사 깊을수록 가치 높아져”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고 봄바람 부는 어느 날 오후,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치즈플로(Cheese Flo) 문을 여니 색다른 분위기의 치즈 향이 물씬 풍겼다.

이곳 치즈는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는 여느 치즈와는 ‘철학’이 다르다. 치즈플로의 치즈는 DMZ 근처 파주 청정지역에 위치한 ‘고구려목장’에서 인공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만든다. 또한 ‘살라미’의 경우 충청남도 홍성 ‘성우목장’에서 키우는 최고급 순종 버크셔와 재래돼지를 이용하고 있으며 천일염, 후추, 마늘, 와인 만으로 염장하여 건조 숙성시킨다. 이에 대해 치즈플로 한혜선 대표는 ‘먹는 사람의 건강’을 최우선에 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늘 ‘맛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아티장 델리의 본고장은 한국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치즈플로의 아티장 델리는 17년간 맛을 연구한 한국인 셰프가 만든다. 우리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맛을 위한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남편인 조장현 셰프는 2002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 생활을 접고 36살 나이에 요리를 배우러 영국 르꼬르동블루런던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작은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서래마을 키친플로를 시작으로 쉐플로 도곡점과 신사점 등 작은 레스토랑은 점점 늘어났고 정통 양식에서 시작했던 요리는 동서양을 넘나들며 장르를 확대해 나갔다. 요리에 있어서 항상 최상의 재료만을 고집하던 조 셰프는 본질에 다가가는 끝없는 호기심과 공부 욕심으로 유럽 요리의 고추장, 된장인 아티장 델리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완성도 높은 아티장 식품에 대한 갈증으로 2013년에는 뉴질랜드로 건너가 치즈 장인 Neil Willman의 ’Over the Moon‘ 치즈 마스터 과정 수료를 했고, 이후 프랑스의 Kitchen at Camont에서 샤퀴테리를, 이탈리아의 Massimo Spigaroli로부터 쿨라텔로 등의 살라미, 건국대 식육가공 전문가 과정에서 육가공을 배웠다. 그리고 2016년 겨울, 이태원 한남동에 아티장 델리 레스토랑 ‘치즈플로’와 2019년 효창동 공방을 열었다.

조 셰프는 자신이 ‘치즈’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처음에 잘 되었던 와인바 겸 프렌치 레스토랑은 유행에 따라 고객의 마음이 급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따라서 변하지 않고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요리를 하다 보니 요리의 근본 재료인 치즈와 햄은 역사가 깊어질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음식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치즈플로’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에서 최상의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히 레스토랑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치즈와 수제 햄에 대한 정보, 그것을 이용한 요리 또는 외식업을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치즈와 살라미 생산에 역점을 둔 제조업에 집중할 계획을 갖고 그동안 형성해 온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BtB 비즈니스를 조금 더 확대하고 치즈 세계대회에 나가 대한민국 치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치즈와 햄을 이용한 메뉴로 프랜차이즈 사업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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