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빛나 작가
지난 5월 부천시 심곡동 ‘네모갤러리’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바로 스마트폰을 화폭(畫幅) 삼아 작품을 창조하는 기법인데 그 주인공은 바로 어빛나 작가. 어 작가는 “스마트폰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편하고 자유롭게 그때그때 자신의 구상(構想)을 바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어 작가의 지상(紙上) 갤러리.
<10월 빨간 능금>
새콤달콤
음악에 맞추어
소리내어 한 입
한 입 자국 남기며
구슬이 되어 가네.
<가을이라죠>
우리도
가을바람 타고
서 있고 싶어서
친구들과 이렇게 나왔네요.
가을이란 계절
참으로 볼만해요.
<물구나무>
하늘은 유난히 맑다
옷자락이 점점 흘러내려
봄바람이 살결을 스쳐 지나간다.
<라면>
어디론가 바삐 떠나야 하는뎅
급하니 서서라도 먹어 보장
앉아서 먹으면 뜨거운 김에
급히 먹을 수 없다네.
<아침>
해가 뜨기 전 부지런한 며느리
예쁘게 웃는 모습
밥상 차려 들인
유난히도 구수한 밥 냄새는
배고픔을 달랜다.
<당신도 생선>
여보!
생선이 아주 싱싱 하구료
남편은 깊은 사랑이 묻어나는 마음
아내에게 수저에 올려주는 따듯한 마음
아내는 더욱더 사랑을 느껴보네요.
<실뜨개>
우리 어머니 추운 겨울 보내려고
예쁜 털실로 빨간 내복 뜨며 옷을 짭니다
내복은 겨울내내 어머니의 향이 묻어납니다.
<쌀을 씻는>
쌀을 씻는 엄마
매미 울어대는 소리에 여름을 보내는데
밥솥에는 맛있는 밥 냄새가
한여름 흐르는 계곡 소리 들으며 별빛과 눈 마주치는데.
<코로나19 해제>
코로나19 해제가 조금씩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들뜬 마음에 한 청년 음성이 높이높이
풀꽃은 소리 맞춰 춤을 춘다.
<감 따서>
감 따서 할머니 드릴까요
항아리 넣고 천천히 익어가면
할머니가 한 수저 한 수저 뜨면서
입 안에 넣습니다 달콤히.
<추상ᆢ 세 능선>
- 구름을 잡다
- 환상의 날개 펴다
- 여기를 보라
<당신과>
야외에서 이렇게 캉캉 추어봐요
주위 사람들이 눈여겨 보내요
불빛은 우리 두 사람 환히 비춰주며
음악에 춤을 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