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세계자연기금(WWF) Earth Hour 한국사무소 대표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8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지구촌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바로 전 세계가 함께 하는 ‘Earth Hour’ 이벤트 때문이다. ‘Earth Hour’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큰 환경 캠페인으로 전등 끄기를통해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식과 실천을 촉구하는 행사다.

 

그렇다면 왜 3월 마지막 주에 이 행사를 진행할까. 이에 대해 세계자연기금(WWF) Earth Hour 한국사무소 이종현 대표는 “Earth Hour는한 날 한 시에 불을 껐을 때 시각적인 효과가 또렷이 보인다. 그래야 행사의 의미를 더 많이 알리고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 낼 수 있다”며 “그런데 지구는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계절과 하루 시간대가 다르다. 다행히 남반구와 북반구의 일몰이 거의같이 일어나는 추분과 춘분이 3월 말 즈음이며 밤낮의 길이가 같아져 일몰이 동시에 일어나는 춘분이 있다. 따라서 바로 이 시기에 소등 행사로 인한 시각 효과가 가장 뚜렷하다”고말했다.

 

따라서 올해는 3월 29일에 지구촌 'EarthHour'행사가 펼쳐진다. 지난해에는 3월 23일에 ‘지구를 위한 한 시간Earth Hour’, 즉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이 진행되었는데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154개나라와 7,000여개가 넘는 도시와 마을이 참여했다.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전 세계가 참여하는 빅 이벤트

 

우리나라는 환경부,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법무부, 통일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기상청, 대검찰청, 관세청, 중소기업청, 문화재청, 해양경찰청, 식품의약안전처, 수도권대기환경청, 방위산업청, 농촌진흥청, 경찰청등 정부기관과 전국의 초·중·고·대학교를 포함하여 16개 시·도의 7만5,063개 공공기관 건물과270여만 세대 주택 그리고 네이버 해피빈, 교보생명, 삼성화재, 삼성엔지니어링,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한국코카콜라, 필립스전자, 매일유업상하목장 등 6,500여 개 국내외 기업 및 민간 건물이 한 시간 동안 소등(消燈)에 동참했다.

 

이 밖에도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유엔아동기금(UNICEF)한국위원회, 유엔과국제활동정보센터(ICUNIA), 국제자원봉사조정위원회(CCIVS),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에코피스리더십센터(EPLC), 그린크로스 코리아, 더나은세상, 그린스타트,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한국환경교사모임 등 여러 유엔기관 및 국제단체와 NGO들이 함께 했다.

 

이 캠페인은 2007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후 지구 환경변화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참여 국가와 도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심각한 지구촌의 기후변화 원인을 다름 아닌 인간의 활동에서 찾는다.

 

 

2007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시작해 전 세계로 파급

 

이 대표는 “인류가 문명사회를 이루면서 너무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엄청난쓰레기와 공해물질을 뱉어 내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미 환경문제의심각성과 원인을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지금 당장 스스로 개선해 나가지않으면 지구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게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인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그 ‘앎’을 ‘행동’으로 옮기는것이 바로 ‘Earth Hour’의 출발이다. 그래서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Earth Hour의 날로 정해, 이날 하루 중 단 한 시간만큼은 불필요하게 켜져 있는 전등을 끄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2007년 ‘Earth Hour’ 캠페인이 시작되고, 이듬해에는 35개 나라가 참여했고, 그로부터5년이 흐른 지난 해에는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나라가 자치령을 포함하여 154개로 크게늘었다. 이제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만큼은 세계 곳곳의명소 역시 한 시간 동안 어둠을 즐긴다.

 

 

 

“심각한 환경문제를알고만 있지 말고 행동해야 개선돼”

 

‘EarthHour’가 시작되면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파리 에펠탑,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조명이 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산타워, 63빌딩, 코엑스, 한강교량 그리고 부산의 광안리 대교, 서동시장 등의 상징물 및 대형건물 461개소가 소등 행사에 참여했다.

 

이처럼 ‘Earth Hour’에는 전 세계의 개인과 지역과 도시와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전등 하나를 끄는 자그마한 직접 행동이 한데 어울려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은 지구 환경을 스스로 보호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반대편에 자기와 같은 행동을 한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큰 감명을 받는다.

 

그렇다면 전등을한 시간 끄는 것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작년 환경부에서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기후 변화의원인인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3,131톤 정도 줄이고, 어린 소나무 112만 7천 160그루이상을 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고 한다. 사실 EarthHour는 이러한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또한 권하지도 않는다. 단순히 온실가스를저감하기 위함이 아니라 앎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천을 유도하는 동시에 쉽고 즐거운 환경 캠페인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앞서 나온 수치는 국내에서 측정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효과를 산출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민간건물과 기업체 등에서 저감되는 전력량 및 온실가스 감축량을 포함한다면 아마도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이 대표는 “만약 우리가 ‘Earth Hour’를 1년에 하루만 할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시시때때로 실천한다면 나무 한 그루를 심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등불이 꺼지면 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않다. 오히려 새로운 세계가 여러분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고말했다.

 

오늘 하루 불을끄고 어스름한 저녁과 별빛 반짝이는 밤, 자연 그대로의 빛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멋진 세계를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와 함께 나누면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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