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旅程-脈을 잇다>

母女의 애끓는 춤사위로 ‘한국춤의 恨’을 노래하다

 

2014 김숙자·최원선의 춤, <춤의 여정(旅程) - 맥(脈)을 잇다> 작품이 한국공연예술센터와 공동 기획으로 5월 6,7일 이틀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른다.

 

모녀(母女)가 한국 춤이라는 같은 길을 걸으며 공동 기획한 이번 무대에서는어머니의 작품에 딸이 출연, 딸의 작품에 어머니가 출연하면서 모녀가 그리는 아름다운 한국 춤을 볼 수있다.

 

어머니 김숙자교수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한성대 무용학과 명예교수이자, 안무가이며 중요무형문화제 제27호 승무(한영숙류) 이수자로, 딸 최원선 본(本)댄스컴퍼니대표는 현재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승무(이매방류) 이수자이자로서미국과 한국에서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전통춤 레퍼토리로 <살풀이>, <진도북춤>, <내 마음의 흐름(산조춤)>, <실심초(산조춤>)가펼쳐지고, 김숙자 교수의 춤 인생동안 작업해 왔던 안무작들 중 3작품이재연으로 오른다. 1994년 초연작 <내림새여>와 1993년 초연작<화란춘성>, 1996년 초연작 <심연에서>가 그것이다. 그리고 최원선 감독 안무의 창작신작 <조우>가 함께한다.

 

▲ <춤의 여정 맥을잇다>는 어떤 의미인가요.

 

- 김숙자 교수(이하 김) : 저의 춤 시기는 신무용 후기이고 현재 한국춤의 흐름은창작무용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무용에 첫 발을 디딘 것은 김진걸 선생님을 통해서였는데 선생님은 “내 영원한 창작의 주제는 산조”라 하시면서 산조만 고집하셨어요. 그리고 대학(수도여자사범대학, 현세종대)에서 한영숙 선생님을 만나 88년에 <승무>이수자가 되었고 한영숙 춤보존회에서 20여년이 넘도록 추모공연을 하면서 ‘한영숙춤’을 췄지요.

 

제 춤에 가장많은 영향을 주신 분들인 김진걸, 한영숙 선생님이 생존에 가장 많이 추셨던 춤인 <내 마음의 흐름>과<살풀이춤(한영숙류)>을 무대에 올리고, 저의 레퍼토리 소품들과 딸의 창작춤으로 마무리가 되어 ‘춤의 여정맥을 잇다’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었습니다.

 

 

 

▲ 이번 공연의계기는 무엇인가요.

 

- 최원선 예술감독(이하 최) : 한성대 명예교수이자 현재 대한미국예술원 회원인 어머니께서이번에 창작 지원금을 받게 되셨어요. 어머니께서 사사받으신 故 김진걸,故 한영숙, 故 박병천 스승님들이 생시에 많이 추셨던 춤과 함께 90년대 반향이 좋았던 어머니의 소품들 그리고 저의 창작 신작으로 하여 전통부터 현대 창작에 이르기까지 10여분 내외의 비교적 짧은 작품들로 다채롭게 볼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였습니다.

 

 

▲ 모녀의 국내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시지요.

 

- 김 : 네. 2003년에 미국 UC리버사이드에서이매방류 승무 이수자인 딸과 한영숙류 승무 이수자인 제가 모녀 전통 이수자들로 공연을 해서 매스컴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 후로 딸이 제 무대에 선 것은 2008년 저의 초연작 <링반데룽Ⅱ-불멸의 처>에서 ‘반야’ 역할로 제 작품에 선 것이 마지막이었죠. 

 

 

 ▲ 딸과 함께 공연을하시는 소감은 어떠신지요?

 

- 김 : 우선 같은 분야에서 딸이 활동하고 있어 쉽게 공연을 생각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딸의 춤과 저의 춤은 이질적이에요. 그래도 춤의 방향은 같다는말씀을 주변에서 많이 해주시더군요.

 

저는 춤은 자기것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의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혀 그것이 몸에 녹아들어서 만들어진다고믿어요. 때문에 저는 제 춤을 딸에게 강요하지 않았어요. 예술을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최원선 감독도 자기주장이 강해요. 그래서 딸이 작품을 올리게 되면 저는 무대올라갈 때가 되서야 처음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적으로 제가 할 수 없는 기획, 연출 및 공연 총괄 진행의 필드를 딸이 맡아서 하고 저는 그런 딸을 믿고 제가 할 수 있는 연습만 할 수 있게되어서 든든합니다.

 

 

 ▲ 공연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 최 : 전통춤 레퍼토리와 창작재연, 신작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통춤 레퍼토리에서는 <살풀이춤(한영숙류)>, <진도북춤>,<내 마음의 흐름>, <실심초>로이루어져 있고, 창작재연은 어머니의 90년대 초연작인 <내림새여>, <화란춘성>, <심연에서>로,마지막으로 창작 신작은 저의 안무인 <조우>로마무리됩니다.

 

 

 ▲ 창작 재연작품을 올리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 : 공연은 일회성이라 자꾸 하지 않으면 잊히게 되는데 잊히기 전에 하자는 취지입니다. 이번에 올리는 창작 재연작품 중 <내림새여>는 승무를 기반으로 한 전통 창작품으로 좋은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에요.

 

저는 한국의미는 한(恨)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 음악으로 나운영 작곡의바이올린과 피아노 이중주로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었거든요. 그 시대의 창작무용으로써 남아야 할 가치가있다면 남기도록 해야 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스승님들의 춤, 나의 춤, 딸의 춤이 ‘한국춤’의 한 맥을 이어가도록 전통춤부터 현대 한국 창작무용까지의 단편적인 흐름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을 거예요. 무용으로 본 시대의 흐름과 모녀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통해 관객의 반향이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 교수님에게 춤은 어떤 의미인가요.

 

- 김 : 저에게 춤이란 쉼터이자 고향 같은 곳이에요. 내 영혼의 세계를춤으로 담아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춤은 진정한 카타르시스이지요. 

 

 

 본(本)댄스컴퍼니에대해 소개해주세요.

 

- 최 : 2006년에 미국에서 설립해서 현지인들을 비롯한 다국적 인종의 무용인들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어요. 2010년도에 포드문화재단에서 후원받아 포드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후 2011년에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을 올리면서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미국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는데 그 배경이 어떻게 되나요.

 

- 최 : 이대 석사를 마치고 박사 이론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가게 됐어요. 하지만저는 실기도 병행하고 있어서 안무법과 콜라보레이션, 즉흥 작업을 같이 하게 된 거죠.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 무용과 석사과정에는 활동을 하다 오는 학생들이 많아 협업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형성되어 있어요. 저도 안무에 관심이 많아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었지요.최원선 본(本) 댄스컴퍼니는 제가 안무를 하고그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하면서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 한국무용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색다른데 미국과 한국 활동을 병행하는 건가요.

 

- 최 : 공연 시즌 흐름이 비슷해서 병행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미국에서 5년이상 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 기반이 아직 남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공연이 있을 때마다 한국과미국을 오가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가 미국에서 먼저 활동하게 되면서 비영리단체로 가입되어 있어요. 한국에서도 비영리예술단체로 등록되어 있고요.

 

 

 한국춤과 서양춤은 기본적으로 기법, 철학, 테크닉이 모두 다른데 미국에서 현지인들을 비롯한 다국적 무용수들과 어떻게 작업을 하시게 된 건지 설명해주세요.

 

- 최 :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가장 재밌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연습기간이 길었지요. 안무를 할 때 작품에 필요한 핵심적인 움직임과 특성을 가르쳐주고 공유했어요. 창작과 한국무용을 혼합한 작품이었기에 가능했죠. 한국무용을 배우지못한 친구들에게 한국무용을 주었을 때 특별한 느낌이 나왔던 것 같아요. 자신들이 통상적으로 했던 움직임이아니었기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열심히 했고요. 그래서 100%의한국무용이 아니어도 한국무용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도록 디렉팅 했죠.

 

 

 ▲ 창작 신작인 <조우>는 어떤 내용인가요?

 

- 최 : 이 작품은 저와 어머니 그리고 10여명의 무용수들이 오르는 군무입니다. 스승님들과 그들의 예술혼을 기리면서 상징적 제례의식(ritual)을현대적으로 풀어냈어요. 전통 굿에서 지전, 수건 그리고 무당들의부채를 이용한 기법에 기반을 두고 오브제들을 상징적으로 사용하여 그 의미를 재해석했는데요, 저승에 계신스승님들과 이승의 제자들이 한 무대에서 조우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의 뜻을 받들어 세대를이어가는 춤 작업으로 연계성을 둔 헌화의 춤으로 그 의미를 두고 연출했습니다. 또한 다채로운 움직임과함께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의 시감각적인 예술표현으로 풍성하게 보여 질 것입니다. 

 

 

 ▲ 전통무용, 신무용의 전기와 후기 그리고 창작무용까지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공연인 것 같습니다.

 

- 최 : 네. 이번 공연은 다른 의미로 전통춤의 보존과 레퍼토리화 그리고창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故 김진걸 선생님과 故 한영숙 선생님, 故박병천 선생님 그리고 그분들의 제자이신 어머니 김숙자 그리고 그의 딸인 제가 전통무용부터 한국 창작무용까지 한 흐름을 무대에서 단편적으로 보일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를 두었어요. 그리고 창작 작업에 있어서도 전통의 원형 찾기와 보존의 중요함을절실히 갖게 되는데 관객들도 이를 함께 공감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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