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과 교육, 복지 관련 정책에 중점을 두겠다"

“도청 공무원들의 열망과 사기가 높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도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강원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민선 5기 출범 두 달여 만인 지난해 9월 2일 직무정지에서 해제돼 업무에 복귀한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일성(一聲)이다.

이 지사는 지방재정이 열악해 시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우선 도지사 업무추진비를 30~40% 줄이는 한편 국비를 많이 받고, 또 외부의 사회적 공헌부분을 늘려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 도정(道政) 핵심방향은.

- 대륙국가로 가는 전진기지 아시아의 스위스, 일자리 교육 복지의 성공모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일단은 동계올림픽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알펜시아를 올림픽특구로 지정받아 특별법의 지위를 받는, 경제자유구역과 동일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외국 학교, 병원 등의 설립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고 알펜시아도 슬기롭게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다.

▲ 복지와 일자리,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 내년에 일자리와 관련한 토지기획단을 만들려고 한다. 도내 기업이나 도 밖의 기업 모두, 투자를 해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은 확실하게 지원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치가 7조원에 달하는 도내 국공유지를 최대한 활용해서 기업부지 가격도 저렴하게 하고, 인허가와 토지매입 과정에 드는 시간도 확실하게 줄이겠다.

일자리와 복지를 연계하는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강원도는 재정이 어렵기 때문에 모델사업이 전국적인 시범사업이 되도록 관련 예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예를 들어 18개 시군별로 가장 아름다운 길을 선정하면 그 주변에 꽃을 심어 봄부터 가을까지 노란색 꽃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도의 재정여건을 감안하고 18개 시장·군수의 의견을 듣고 자율성을 높여,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받는 학교에서는 강원도의 농산물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할 생각이다.

▲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는 강원도를 역설하고 있는데 대륙진출 전초기지가 되는 방향은.

- 대륙으로 가는 전진기지는 제 일생의 목표이기도 한데, 한반도는 현재 철책선 때문에 섬나라와 같다. 외국으로 가려면 무조건 비행기를 타야 한다. 한국경제의 물류 혁명을 위해서도 강릉~속초~고성, 북한을 통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대륙으로 가는 철길을 만드는 것을 아젠다로 삼을 것이다.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이 부분에 박차를 가해 나갈 수 있다.

▲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 신규사업 부분에서 핵심적인 산업방향은 결국 `강원도에 오면 건강하게 스트레스 덜받고 오래산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그것과 관련해서 첫번째로 기능성식품, 좋은 음식, 화장품을 생각할 수 있다. 평창과 홍천을 중심으로, 서울대 그린바이오 연구 단지를 통해 식품대기업을 유치하고, 원주는 의료기기를 강화하고, 춘천은 스크립스 코리아 항체연구소를 중심으로 항체 신약을 중점 육성할 것이다. 영동지역은 심층수를 이용한 화장품분야를 특화해 나갈 생각이다. 또 하나의 방향은 `강원도는 산이 곧 경제다' 라는 관점으로 소나무 공원과 명상센터나 체험의 숲, 치유의 숲을 생각하고 있다. 고성의 화진포 등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자연속에서 걷고 휴식하고 명상하는 곳으로 만드는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다.

▲ 2018평창 유치 여부에 대해서는.

-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은 소리 없이, 확실하게 할 것이다. 도내에서 예산을 들여 유치와 관련된 행사는 안할 생각이다. 그런 행사에 도민들도 너무 지쳐있다. 실제적 득표활동에 전력투구할 생각이다.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은 일반 선거와 달리 적은 규모의 표를 받는 것이다. 내가 득표할 수 있는 부분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협력시스템을 강화해 정확히 활동해 나가겠다. 국민적 지지여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구하는 일을 할 것이다.

 

▲ 예산 부족으로 무상급식 등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있다.

- 무상급식은 교육청 50%, 도와 시·군이 각각 25%씩 나누기로 대략 합의가 됐다. 국비 지원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도와 시·군이 나누면 될 것이다. 급식 대상 문제는 전체 시·군에서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은 급식은 하되 대상은 시·군의 자율에 맡길 것이고, 분명히 하겠다면 도가 도와준다는 기조로 합의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 원어민교사에 대한 지원은 강원대와 한림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등의 대학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활용하면 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

 

 

▲ 도의회, 시·군과의 관계 설정은.

- 도의회와 집행부 간의 문제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충분히 협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또 18개 시·군은 내가 직접 해당 단체장과 중앙부처에 가서 장·차관 등을 만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선출직이기 때문에 우릴 뽑아준 도민에게 헌신하는 것이 정당이나 정파보다 우선이며 그런 마음이면 잘 풀릴 것으로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 잘하는 도지사를 언급했는데, 야당이 9명이고 여당이 6명이다. 기본적으로 여야를 떠나서 이미 공직자라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와도 협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남북 강원도 교류와 강원도를 대륙전진기지 교두보로 만든다는 구상은.

- 남북문제는 전반적으로 국가 간의 관계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신중하게 생각해서 상황에 맞게 대응하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대륙국가로서의 확실한 위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철책선 때문에 남한이 섬나라처럼 돼 있다. 남북 간의 긴장을 뚫고 고성을 지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철길을 여는 것은 결국 한국 경제에도 굉장히 중요하고, 물리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강원도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는 확실한 신념이 있기 때문에 남북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나가지 않고 충분히 현실적으로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

 

 

▲ 현장을 많이 다니나.

- 탁상에서는 많은 일을 못 한다. 어느 대학이 오는지, 어떤 기업이 오면 좋은지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목소리를 들어봐야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진보가 보수의 정책을 쓸 수 있고, 보수가 진보의 정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구체성, 현실성, 가능성이 중요한 거다. 그런 건 많은 부분이 현장에서 파악된다고 보기 때문에 많이 다니는 편이다.

 

 

▲ 강원도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 동계올림픽 유치다. 2011년 7월 6일에 결정되니까 얼마 안 남았다. 동계올림픽 유치는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개최에 이어 국가적으로 또 한 번 도약할 기회이기 때문에 꼭 유치해야 한다. 먼저 동계올림픽과 알펜시아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한다.

 

 

▲ 강원도가 너무 개발에 치중하거나 관광 부문에 과잉투자하고 있지는 않는가.

- 아직 고급화된 리조트는 부족하다. 개발 쪽은 조금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좀 부족한 점은 자연을 보호하면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명상센터 같은 것, 즉 명상하고 요가하고 삶의 내면을 깊게 하고 자연학습을 하고… 이런 부분이 떨어진다. 또 하나는 사계절 레포츠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데 전문 강사가 부족하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레포츠 전문학교로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다.

 

 

▲ 청와대 시절 하고 싶었는데 못 다 한 일이 있나.

- 정책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헌을 했어야 됐고, 청와대를 이전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이다. 개헌은 1987년 이후 민주화에 질적 도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이고, 청와대 이전은 그 땅을 시민한테 돌려주자는 취지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대통령궁이 두 번째쯤 클 것이다. 저는 행정수도를 옮기는 것과 별개로 청와대를 옮기고 그 자리에 근현대사 박물관을 만들고 그 뒤와 성북동 일대를 열어주면 세계적인 공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꼭 해보고 싶었고 구체적인 부지도 생각해봤는데… 그게 좀 아쉽다.

 

 

▲ 청와대와 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도정에서는 어떤 목표와 비전을 설정했나.

- 크게 두 가지다. 인간사로 보면 행복한 인간을 늘리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우리가 후손에게 하나 된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된다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대륙국가론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부산에서 빈까지 배로 가면 28일이 걸리는데 유라시아 철도를 타고 가면 23일이 걸리고 물류비가 24% 절약된다. 철도가 열리는 순간 물류의 근본적인 변화는 물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그 중심에 강원도가 있다. 한반도가 하나 되는 운명에 기여하는 중심축이 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The PeoPl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