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존재 이유는 바로 국민건강 수호·증진…소외된 이웃 보듬는 협회될 터”

2012년 5월, 제36대 대한병원협회장에 취임한 김윤수 회장이 ‘월간 The People’과 취임 1주년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병원의 이득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협회가 되겠다”는 말로 취임 각오를 다졌으며 “우리의 병원산업이 IT산업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육성하고 새로운 의료기술 개발, 보건의료 전문가 육성을 바탕으로 국제 위상에 맞는 의료 외교 활성화와 외국인 환자 유치, 디지털 병원 수출 등에 역점을 두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대한병원협회는 1959년 창립하여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산하기관으로 병원신임평가센터 및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있으며 전국 11개 시·도병원회 및 중·소병원협회, 전문병원협회, 사립대의료협의회, 국립대학협의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노인요양병원협회 등을 산하단체로 두고 있어 전국 2,500여 병원의 대표 단체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협회의 역점사업은 무엇입니까.

- 병원협회는 국내 병원계를 선도하는 중앙단체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을 선도하고 의료강국 실현을 역점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산업 발전과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균형있는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21세기 선진의료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비전 아래 국민건강과 회원병원 권익신장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종 병원경영환경 개선 지원과 세제개선, 노사관계 발전기반 마련 등을 통해 크고 작은 병원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낮은 수가로 병원산업 기반을 흔들고 있는 건강보험수가를 현실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병원신임평간센터를 중심으로 전공의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미래의료의 병원인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의료수준을 알려 해외환자유치, 국내 병원의 해외진출을 통한 병원의 세계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병원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 지난해 병원 수지적자가 크게 발생했다고 발표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의료이익이 적자로 전환되었습니다. 2011년 760억원 이익에서 지난해 203억원 손실로 급전직하를 보이고 의료이용 증가율 역시 떨어지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본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전국 80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수지현황 조사결과 8조8,118억원 수입에 8조8,321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대병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2011년 347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이 494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인건비 3.1% 인상, 병원을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전기와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는 5.2%나 오른 것과 밀접합니다.

특히 인건비가 전체 의료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의 지출구조로 볼 때 더 이상 병원의 비용지출을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방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난으로 인건비가 상승한 것도 경영수지를 악화시키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밖에도 의료기관 인증평가 의무화 등 의료기관의 질 향상 요구에 따른 비용부담과 종합병원과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200 병상 이상 병원에 의무화된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 설치운영 확대에 따른 비용증가 역시 병원 수지 악화의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반면 경기침체 등으로 국민의 의료이용 증가율은 해마다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병원들의 수입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2010년 10.9%에 달했던 의료이용 증가율은 2011년 6.0%, 지난해엔 3.5%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의료이용 증가율 급감에, 영상장비 수가 재인하와 보장성강화정책, 포괄수가제 등 진료비 지불제도의 변화 등으로 인한 수익감소까지 겹쳐 병원들로선 수지균형을 맞추기가 힘든 것입니다. 이 같은 수지 불균형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오는 7월 진료비지불체계 개편으로 포괄수가제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될 예정이고,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확대와 3대 비급여 제도개선으로 수지 악화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의료외적인 면에서도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약 45% 올라 전체 병원에 약 9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추가될 것으로 보여 병원 경영 수지 악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2011년 4.4%에 불과했던 병원 휴·폐업률이 지난해 8.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병원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저수가 정책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납득이 가능한 수가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소한 물가와 임금인상률을 반영한 수가 인상이 필요합니다. 또한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 의료산업을 과감히 철폐해야 만이 우리나라 의료산업에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 협회에서 요구하는 적정한 의료수가는 어느 정도입니까. 또 국가재정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지요. 

 

- 협회에서 요구하는 의료수가가 아니라 의료계가 바라는 입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2년 기준으로 현재 병원의 입원료는 원가의 70% 이하 수준이며 중환자실의 경우 원가 보전률이 50%미만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환자실의 경우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경우 입원실 병상수의 5% 이상을 의무로 보유하게 되어 있어 병원들이 일반 병실로 만들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병원식대 역시 6년 이상 변화가 없어 식자재 인상에 대한 반영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이처럼 지불제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외국과의 현격한 수가 차이가 나는 실정입니다. 최소한 병원이 손해를 입지 않을 만큼 원가보전이 가능할 정도의 의료수가가 정상화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재정 부문 역시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지출규모는 GDP대비 6.8% 수준으로 OECD 평균 GDP 8.9% 보다 2.1%나 낮으며 미국, 프랑스, 스위스의 경우 10%이상을 넘고 있습니다. 국민의료비 지출 중 공공재원(건강보험)에 의한 지출 비율 역시 54.9%로 OECD 평균 지출 비율 72.8%에 비하면 한참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국민에게 고급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회의 노력은 무엇입니까.

- 의료서비스의 경우 회원병원들의 고유의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협회는 국민이 만족하는 의료서비스 제공 노력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올 7월 정부가 시행예정으로 있는 포괄수가제(DRG)로 인한 의료질(質) 악화가 걱정되어 정책 시행이전에 병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新)의료기술과 같은 최신의료기술이 포괄수가제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행위량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국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부족이 병원계에 비난의 화살로 돌아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의료수가 외에 협회의 현안은 무엇인지요.

-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현상, 초음파 급여화, 카드수수료율, 고령화시대 노인의료문제, 병원의 해외진출을 비롯한 의료산업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이밖에 간호사, 의사 등 지방병원의 의료인력문제, 전공의 문제 등 입니다.

 ▲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제도 하에서 정상적인 진료 활동을 통해 흑자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만성적자가 폐업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의료공백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며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외국과의 의료정보교류 및 의료서비스 현황은 어떻습니까.

- 대한병원협회는 1966년 국제병원연맹(IHF)에 정식으로 가입하여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IHF 서울총회를 개최하여 세계 120개국 1500여명의 병원계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세계병원계에 발전된 우리나라 병원계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본회 김광태 명예회장이 IHF 회장으로 정식취임하게 되어 세계병원계의 이끌게 되며 병원협회 역시 수장국으로서 국내병원산업의 해외진출에 앞장설 예정입니다.

또한 병원협회는 아시아병원연맹(AHF) 이사국으로 아시아의 여러 나라 병원협회와 활발한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병원협회와는 매년 한 차례씩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여 양국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중국병원협회의 초청을 받아 북경인민병원을 방문하는 등 중국병원협회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민간외교사절단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협회의 사회공헌활동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 병원협회는 그간 태안기름유출사건 자원봉사를 비롯해 사스, 신종플루 등 급성전염병 등 국민건강에 위협적인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신속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특히 2009년 신종플루 당시에는 병원협회를 중심으로 많은 회원병원들이 동참하여 거리 및 지하철역 등에서 감염여부 확인 및 안내 홍보물을 건네는 등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국민건강을 지키고 함께 호흡하기 위해 지난해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행복한 노후를 위한 국민운동 선포식 및 걷기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만성질환을 사전에 예방하여 노인의료비를 절감과 국민의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한 국민캠페인으로 지난해 2천 여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하여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매년 진행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 가을 개최를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병원협회는 지난해 회원병원과 병원산업 관련 회사들의 협조로 필리핀해외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 인근 주민 및 아이따족 원주민 1500여명에게 의술을 베풀고 다양한 선물을 제공하는 등 민간외교 사절단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돌아왔습니다.

5월7일에는 당시 눈수술이 필요했던 환자 4명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한길안과병원에서 무료수술과 서울 관광을 통해 따뜻한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병원협회는 지속적이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프로필>

고려대 의대 졸업

고려대 대학원 석·박사

서울대 보건대학원 석사

미국 클리브랜드 의대 정형외과 유학 (슬관절·고관절 재건술연구)

영등포구 의사회 회장

서울 중소병원회 회장

서울특별시 병원회 회장

전국 시·도 병원회 회장

서울대윤병원 원장(현)

대한병원협회 회장(현)

보건의 날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동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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