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학 올림픽’ IAGG2013 in Seoul…"세계 노인문제 전문가 총집합 학술대회”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소위 ‘노년학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행사가 펼쳐졌다. 

제20차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The 20th IAGG World Congres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가 열린 것이다.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IAGG)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스포츠 올림픽처럼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이 분야 최고의 세계적 행사다. 

이번 서울대회 조직위원장인 차흥봉(車興奉) 세계노년학회 회장은 “4년마다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이 대회는 전 세계 노인문제 전문가들이 4년간 열심히 연구한 결과를 올림픽처럼 전 세계인이 보는 가운데 소개한다”며 “스포츠 올림픽이 전 세계 운동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라면 노년학올림픽은 노인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노인의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생산해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고자 지난 1950년 벨기에에서 창립된 IAGG는 세계 65개국 노년학·노인의학 전문가 4만6,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종합학술단체다. 현재 유엔(UN) 자문기구로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노년학·노인의학 연구와 고령화사회 관련 정책에 대한 자문과 건의를 하고 있다.

 4년마다 대륙별 개최, 아시아에선 35년만에 서울서 열려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특징이 있는 이 대회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1978년 일본 도쿄에서 제11차 대회가 열린 이후 35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차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이 대회가 다시 개최되려면 100년은 기다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뜻 깊은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만큼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도 컸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이번 대회를 유치한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는 국내 노년학, 노인의학 분야 학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조직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에는 한국노년학회, 한국노화학회,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가 참여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노인 관련 학회가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인 만큼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노인·노화·노인의학 전문가, 고령사회 대응 정책 관계자, 서비스 현상 실무자, 고령친화산업 관계자들이 대거 한 자리에 모였다. 조직위에 의하면 IAGG 회원국 65개국을 비롯해 100여개 국에서 6,000명 이상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차 회장은 이번 대회의 의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노인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인간은 왜 늙는가, 노인병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노인이 건강하고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느냐 같은 개인의 문제부터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고령화 문제, 연금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갖고 발표와 토론을 거쳐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수는 4,000여 편에 이르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노화에 따른 동맥 경직도 증가, 노인 암환자의 항암치료에서 초래된 부작용 예방 가능성, 식사·질병·노화와 연관된 분자학적 메커니즘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매우 유익한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고령화 세대 : 노인의료와 활동적 노년의 새로운 지평’

차 회장은 “노인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이 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노인의 건강관리, 경제생활, 사회참여, 가족생활 등 노후에 필요한 제반 지식을 제공해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에서 개최되는 만큼 한국의 노인복지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한국 노인의 삶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동시에 선진국의 경험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서울대회는 주제를 ‘디지털 고령화 세대 : 노인의료와 활동적 노년의 새로운 지평’으로 정하고 정보통신분야에서 세계적인 강국인 우리나라가 이 분야 기술을 이용해 노인도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국내 노인은 물론 전 세계 노인들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인터넷과 각종 전자정보기기를 활용해 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그 목적이 있다.

차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노인관련 학문과 산업 그리고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한국의 노년학 및 노인의학 연구 성과를 소개해 학문적 교류의 지평을 넓힌 학문 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됐다”며 “고령친화산업 전시회는 세계 각국의 전문가에게 한국의 고령친화산업 발전현황을 소개하고 산업계에서도 최신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는 인구고령화의 추세 속에 가장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고령화정책개발경험, 고령친화산업과 서비스 현황을 세계 100여 개국의 노인문제 전문가에게 제시함으로써 국격(國格)을 높이고 국위선양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 회장은 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의 시각에 대해 “노인을 짐으로 보기 때문이다. 머잖아 전 인구의 40%가 65세를 넘게 된다. 이런 사회에서 65세 이상 인구를 모두 짐으로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며 “노인은 모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인격적 존재다. 노인을 긍정적으로 보는 노년상이 필요하다. 스스로 일하고 자립하고,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고령자 자립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노인은 경제활성화의 주요 계층으로 浮上”

세계노년학회에서는 대회를 개최하는 시점부터 개최국의 책임자가 차기 IAGG 회장을 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차 회장은 올해 6월부터 세계노년학회 회장으로 취임해 오는 2017년까지 4년 동안 세계노년학회 회장국 역할을 하게 된다. 세계노인문제에 대한 연구, 교육, 정책개발의 중심역할을 한국이 하게 된다는 의미다.

차 회장은 “한국의 발전모델을 전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일을 하고 싶다. 중국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 전파하는 계기를 삼으려 한다. 한국을 세계노인문제 연구, 교육, 정책개발의 중심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 회장은 ‘유엔 노인권리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Older Persons)을 전 세계 노인 및 노인단체에 보급해 유엔이 제정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인권리협약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1948년 제정된 유엔 세계인권선언 제1조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인간존엄성과 권리 면에서 평등하다’는 규정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권리는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다. 노인도 동일한 개인으로서 인간존엄성을 누리며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연령차별, 연령주의적 사고방식과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인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 유엔이 노인권리협약을 제정, 전 세계 각 나라가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회장은 “유엔 차원에서 아동, 장애인, 여성 등에 대해서는 권리협약이 있는데 노인은 이러한 협약이 없다. 따라서 유엔이 앞장서야 한다. 현재 제정안에 연령차별 철폐, 노인학대 예방, 사회참여 기회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이후 계획에 대해 차 회장은 “한국의 발전모델을 중국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 전파하는 역할에 힘을 쏟겠으며 대한민국이 세계 노인문제의 연구, 교육, 정책개발의 중심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정책방향을 설정하는데 이번 대회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국가·민간 사회복지의 架橋

차 회장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도 이끌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한국전쟁 중인 1952년 한국사회사업연합회로 태어나 2013년 창립 61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17개 시·도 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복지 각 분야를 대표하는 법인·단체 및 전문가로 구성된 우리나라 사회복지전달체계의 중심기관으로서 국가 사회복지와 민간 사회복지의 가교로서 우리나라 사회복지 증진의 책임을 지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창립이후 민간사회단체로서 민간 사회복지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다가 1970년대 말 이후 국가 사회복지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1983년 사회복지사업법상의 법정단체로 규정되면서 국가 사회복지와 민간 사회복지를 연계하는 네트워크의 중심기관으로 거듭 태어나게 되었다. 2009년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사회복지분야에서 공공적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책임을 부여 받고 있다. 

2011년 제30대 회장에 취임한 차 회장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역점사업에 대해 “우리는 국가 사회복지와 민간 사회복지의 가교로서 우리나라 사회복지 증진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기능으로 하면서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국민을 위한 사회복지 조사연구, 교육훈련, 시설평가지원, 홍보출판, 국제협력, 나눔사업과 민간자원연계 등의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선진복지사회를 향한 혁신의 견인차로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협의회 브랜드 정립, 사회복지전달체계 수립, 사회복지시설 평가 및 현대화, 사회복지교육연수, 사회복지 국제교류협력, 사회복지 정책사업 연구 및 자원개발 등 6대 분과별 24대 추진과제가 담겨져 있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혁신발전계획을 수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CI를 사회서비스 네트워크(Social Service Network)의 준말인 ‘SSN’으로 새롭게 제정, 공포하였다. SSN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국민들을 위해 민과 관의 가교로서 민·관의 연계와 협력을 이끄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전달체계의 중심기관이라는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

차 회장은 “올해에는 사회복지협의회가 민간사회복지전달체계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하여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 설치근거를 임의규정에서 의무규정으로 명문화할 것”이라며 “또 사회복지교육연수원 건립, 사회복지시설평가원 및 사회복지연구원 기능 확대, 대국민 홍보 및 복지교육 강화, 한국형 사회복지모델 국제교류 등의 혁신과제도 연차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필>

1961 경북사대부속고

1969 서울대 사회학과

1971 서울대대학원 사회학과 석사

1998 중앙대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

1971-1976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4-1997 한림대학교 부총장

1999-1999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1999-2000 보건복지부장관

2003-2006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장

2004-2005 한국사회복지학회장

2005-현재 사회복지법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

2008-현재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

2009-현재 (사)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장

2011-현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2011-현재 사회보장위원회 위원

2011-현재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공동대표

1975 대통령표창(우수공무원)

1989 대통령표창(서울장애자올림픽대회유공)

1998 국민훈장동백장

2003 청조근정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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