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위해 학생과 현장 중심에 역점”

삶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 키우는 교육에 집중

나라가 굳건히 지켜질 수 있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힘 때문

투표연령 인하는 사회일원으로서 청소년의 의견을 존중하자는 뜻

 

부천교육지원청 조영숙 교육장은 2013년 9월 부천에서 교수학습국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9월 제28대 부천 교육장으로 승진 부임했다. 3년 6개월 동안을 부천교육 발전에 임해왔기에 그 누구보다도 부천교육에 대한 이해와 식견이 넓다고 하겠다. 조영숙 교육장의 교육비전과 2017학년도 부천교육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우선 부천시민께 한 말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부천지역 유.중.고.특수학교 및 평생교육시설에서 공부하는 10만 4,500여명의 학생들의 행복교육을 위해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시는 부천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학교의 교육가족뿐이 아니라 지역주민 역시 교육공동체로서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문화 속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위해 교육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교육장으로 부임하면서 청사내 1층에 혜림학교 전문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바리스타를 하는 ‘해밀뜨락 카페’를 개설한 것이 보람 있었다.

해밀뜨락은 특수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겐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우리 동료들과 교육청을 방문하는 교육가족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행복한 휠링의 공간이 되어 서로가 상생하는 곳이 되었다. 

상동 신도시 중학교 신입생 배정구역 조정이 인상적이다. 2002년 상동신도시 입주시 중학생 수용을 위하여 상3동의 석천중, 상2동의상일중과 상동중을 개교하였으나, 상3동 지역 학생들이 석천중 수용능력을 초과하여 일부 학생들을 길주로를 건너 상일중에 배치하였으며, 이의 영향으로 상2동의 상일중에 배치되지 못한 학생들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너 상동중에 배치하여 14년 동안 원거리 통학을 했다.

이에 따라 학구를 원상복귀 해달라는 민원 및 타당성이 제고되어 2017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무시험 배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14년 동안 먼거리 통학을 하던 학생들을 근거리 통학을 할 수 있도록 학구조정을 한 일이 적극 행정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부천북중과 부천북여중 남녀공학 통합 추진도 기억에 남는다. 학생 수가 폭증하여 오정중학교에서 분리되었던 부천중과 부천북여중이 학령인구 저하에 따른 학생 수의 극심한 감소로 인해 두 학교의 총 학생이 1,000여명 줄어 적정규모학교를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두 학교 평균 78.2%의 높은 통합 찬성으로 2018학년도부터 부천북중과 부천북여중을 남녀공학 통합교로 운영하게 되었는데, 통합에 적극 찬성을 해준 학부모님과 학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남녀공학의 이점을 살리는 교육환경과 프로그램으로 경기도에서 표본이 되는 통합교육을 이루어나갈 것이다.

 

-올해 부천교육정책의 기조, 부천교육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이재정 교육감님이 신년사에서 밝히신 것처럼 경기교육의 핵심은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경기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만들고 함께 펼쳐가는 것’이다. 따라서 부천 교육장으로서 우리 부천 학생의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학생이 중심이 되고 학교현장이 중심이 되는 교육 지원에 역점을 두고, 학생이 함께 즐겁게 배우면서 자기 삶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에 집중할 것이다.

정규교육과정에서의 학교가 행복한 배움의 공간이 되고, 학교 밖 새로운 꿈의 학교에서의 마을이 꿈을 키우는 경험의 장이 되어서 학생과 학부모, 학교와 지역이 교육공동체로서 함께 나아가는 교육문화를 만들어가겠다.

올해부터 관내 33개 모든 중학교가 참여하는 ‘자유학년제’와 23개 모든 일반고등학교에서 운영되는 ‘특성화 교육과정’과 ‘학교 간 교육과정 클러스터, 주문형 강좌’, 그리고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밖 지역사회와 함께 소질과 꿈을 키워가는 ‘꿈의 학교’와 ‘꿈의 대학’을 통해 방과 후에도 그들의 잠재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찾아갈 수 있는 행복의 장을 조성하겠다.

마을교육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학생을 모집한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는 이미 2월에 13개가 선정이 되었고,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와 학생과 마을주민의 공동성장을 위한 마을교육공동체 동아리 ‘마중물 꿈의 학교’는 3월에 선정을 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정규교육의 충실화를 제고하고 학생 스스로가 진로와 적성을 찾아가는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꿈의 대학은 대학방문형과 거점시설형으로 운영되는데, 부천 관내 및 인근에 있는 부천대학교, 부천신학대학교, 유한대학교, 카톨릭대학교 및 경인교육대학교는 학생이 직접 찾아가는 대학방문형으로, 김포대학교, 명지대학교, 중원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는 대학에서 학생을 찾아오는 거점시설형으로 운영된다.

모두 51개 강좌가 4월부터 학기별 20차시로 운영되는데, 학교와 지역에서 학생들이 함께 배우며 자기 삶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교육의 변화가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발전시킬 것이라 믿는다.

-혁신교육지구 시즌 2의 2년차 운영에 대해 설명한다면.

=‘혁신교육지구 시즌 2’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교육모델을 지역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으로, 작년에는 1년차로써 학교와 마을의 지역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주력하였다면, 올해에는 우리 부천의 특색을 살린 융합교육모델을 정립하여 실천하는데 힘을 모을 것이다.

풍부한 부천의 문화예술 인프라를 활용한 ‘아트밸리 문화예술교육’으로 감성과 창의와 꿈을 키우는 융합교육을 펼치고, 소중한 나와 너를 위한 기막힌 활동인 ‘소나기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생들의 자치 능력과 평화를 사랑하는 민주시민의식을 키우며, ‘학력향상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학생의 기초·기본교육 및 진로와 적성을 찾아가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초.중.고 모든 학생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쓸 것이다.

특히 올해는 단일학군으로 운영되는 고교평준화지역의 특성을 살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 특성화 시범지구’로 경기 최초로 선정을 받아 고등학교 혁신교육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진로·진학과 연계된 특성화 교육과정(23교 27과정),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22교 35강좌), 주문형 강좌(19교 35강좌) 등의 고교 특성화 교육과정 모델을 정립하여 경기혁신교육의 가치를 실천하고 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워 우리 부천의 인재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요즘 교육을 바라보는 생각은.

=요즘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 전반에 걸쳐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가 굳건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 시대는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그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고도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절대적인 가치이며 그것이 미래핵심 역량이다. 따라서 학력의 의미 역시 단순한 지식력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가는 종합적인 판단력을 바탕으로 지성, 감성, 인성이 어우러지는 종합적 능력으로 의미 전환을 해야 한다. 이미 정해진 틀 속에서의 수업이나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전달의 교육이 아니라 학생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한 탐색과 경험의 과정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함께 성장해가는 교육으로의 변화가 절실하다.

따라서 우리 부천에서는 교육에 대한 교원과 학부모의 인식 전환을 위해 지구별로 지속적인 이해교육을 실시하고, 학생의 진로 선택과 참여를 확대하는 학생중심 교육을 위해 학교별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펼칠 수 있도록 학교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성공하는 교육자란 무엇인지.

=교육자로서 가장 보람된 일은 민주시민으로서 우뚝 선 제자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순간순간에 일비일희하는 것 보다는 제자들의 가능성을 알아주고 깨우쳐주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자세이며, 훗날 좋은 스승으로서 아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제자의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야말로 성공적인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내 경우 어린 시절부터 꿈꾸어왔던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으로 진학을 하였고, 교사와 장학사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왔기에 꿈을 이룬 행복한 사람이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다보니 전문직으로 전직할 기회가 생겼고, 열정을 다해 즐겁게 임하다 보니 학교 관리자를 거쳐 장학관의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난, 단 한번도 내가 맡은 역할과 임무에 대해 싫증을 내거나 힘들어한 기억이 없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업에 즐겁게 열중했으며, 교장으로서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과의 좋은 파트너십으로 행복동행을 하였고, 교육장인 지금은 지역 내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제하에서 부천시민을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생각하며 함께해서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나는 내가 대하는 사람들을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로 여기며 살아왔다.

아이들조차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내가 조금 일찍 태어나 세상을 먼저 알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모른다고 무시하거나 얕잡아본 일이 거의 없었다. 지금 우리 교육지원청 직원들도 교육 지원 활동을 하는 동료로서 사랑과 존중의 교육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서로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화합하며 조금씩 나아가다 보니 남이 보지 못하는 주변의 장점이 눈에 들어오고 웃을 일이 많아지는 여유와 자신감이 생겨 일 또한 잘 풀리는 경험을 많이 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라도 하고 싶은 일로 만들어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하는 것이 즐겁게 일하며 성공하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에게는 천 개의 고원이 있고, 천 개의 길이 있다. 나무에서 뻗어나간 가지마다 열매가 열리는 것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찾은 길에서 각자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청소년의 촛불집회와 투표연령 인하에 대한 견해는.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청소년들의 질서의식과 논리정연한 주장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는 생각을 했다.

2015년에 UN에서 사람의 평생연령을 ‘0-17세는 미성년자,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는 장년,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의 5단계로 재정립을 하였는데, 이런 세계적 추세에 따른다면 투표연령을 18세로 낮추자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선거권을 낮추자는 의미는 단순한 투표권의 행사가 아니라 청소년 역시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참여하는 민주문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부천북중과 부천북여중의 통합을 추진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우리 청소년의 사고가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며, 그들 나름대로의 발전적인 생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9시 등교 역시 학생들과의 소통 속에서 이루어진 결정으로 지금은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을 얻고 있는 성공적인 정책이라고 볼 때, 청소년의 사회 현상에 대한 참여를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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