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에 잡힌 책을 큰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장부터 나를 괄목(刮目)하게 만든다.

구구절절 내용을 열거하기는 그렇고, 인용된 책을 보면

유형원의 '반계수록(磻溪隨錄)', 홍대용의 '임하경륜(林下經綸)', 정약용의 '여전론(閭田論)', 박지원의 '허생전(許生傳)' 등이다.

당대 실학자들의 '백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제도 혹은 규율, 사상에 관한 내용이다.

민주적인, 사회주의적인, 공산주의적인, 이상주의적인 각각의 상반된 '틀'이 재미와 긴장을 더 한다.

모두가 백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백성을 대하는 자세는 다 다르다.

공포스러운 건 어느 '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백성의 삶은 '극과극'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현재도 위정자(爲政者)들은 '국민을 위해서'라며 이러저러한 '법'과 '제도'를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민초(民草)의  깊은 '속 삶'을 제대로 모른다.

그들이 아무리 '빈민 코스프레'를 한들 소용있겠는가. 그런 삶을 깊이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

"극소수 지배층이 국가권력을 틀어쥐고 사회의 이익을 독점하면서 온갖 모순을 일으키고, 다시 교언(巧言)으로 그것을 호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국가 혹은 사회에 대한 상상력 없이는 이 암울한 세상을 건너갈 수 없을 것이다."

작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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